앤스로픽은 28일(현지시간) 650억 달러(약 97조 원) 규모의 시리즈H 투자 유치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 유치로 공개된 앤스로픽의 기업가치는 9650억 달러(약 1440조 원)로, 올 2월 평가액 3800억 달러의 2.5배를 넘어섰다. 지난 3월 8520억 달러(1282조 원)로 평가된 라이벌 오픈AI를 추월한 수치다.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 메모리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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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는 앤스로픽 발표문 속 ‘로직 칩(연산용 반도체)’이란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메모리·저장장치·로직 칩 공급에서 이들 기업의 기술이 핵심 역할을 하며, 클로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런 협력이 컴퓨팅 역량을 안정적으로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로직 칩을 만드는 공정이 파운드리다. 메모리 3사 중 파운드리 사업을 가진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단순 메모리 공급을 넘어 클로드용 AI 칩을 삼성전자가 위탁 생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이미 테슬라 차세대 AI 칩 ‘AI5’·‘AI6’를 수주했고, 엔비디아 추론용 칩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앤스로픽까지 고객으로 더해지면 수년간 적자를 이어온 파운드리 사업이 반등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2위(7%)지만, 1위 TSMC(72%)와의 격차가 60%포인트가 넘는다.
●두터워지는 AI 한·미 동맹
미국 빅테크와 한국 반도체·플랫폼 기업이 자본과 공급망으로 얽히면서 양국 AI 생태계가 점차 밀착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빅테크 기업의 CEO들과 한국 기업 총수들의 회동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만 해도 올해 2월과 3월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잇따라 만나며 협력 관계를 다져오고 있다. 그는 이번 대만 일정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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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구 회장과 황 CEO는 처음으로 대면하는 것으로,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협력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 회장 등과 한 자리에 모여 ‘치맥’을 했던 ‘깐부 회동’의 재현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