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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6명 중 1명 “온라인 성착취 당했다”… 피해자 절반 ‘침묵’

입력 | 2026-05-29 04:30:00

亞-아프리카 12개국 10대 조사
SNS-메신저-게임 등서 발생
신고 대신 친구에게만 털어놔
학교 등 대처법 미리 교육해야




인터넷을 사용하는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12∼17세 아동·청소년 6명 중 1명은 온라인에서 성 착취 및 성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아동·청소년의 절반 이상은 피해 사실을 숨겨 도움 체계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크시 가이 영국 런던정경대 심리행동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12∼17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온라인 기반 성 관련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연구 결과를 2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2021년 에티오피아, 케냐 등 동남아프리카 6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6개국 등 총 12개국에 거주하는 12∼17세 인터넷 사용 아동 1만19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디지털 기기와 정보통신기술을 매개로 발생하는 온라인 아동·청소년 성 착취 및 성 학대를 조사하는 대규모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 ‘디스럽팅 함(Disrupting Harm)’의 일환으로 수집된 자료다.

분석 결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아동 6명 중 1명은 온라인 성 착취 및 성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지역들을 합치면 1000만 명이 넘는 아동이 피해를 본 꼴이다.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성 관련 문제는 특정 국가 및 일부 계층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문제라는 의미다. 피해는 소셜미디어, 메신저 앱, 온라인 게임, 영상 플랫폼 등 다양한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됐다.

국가별로는 필리핀, 우간다, 케냐, 나미비아에서 상대적으로 피해 사례가 많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가 적었다. 연구팀은 국가별로 인터넷 접근성, 신고 문화 등에 차이가 있어 단순 국가 비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원치 않는 성적 사진·영상 수신, 채팅 등을 통한 성적인 대화 강요, 메신저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적 이미지 무단 공유, 추가 사진 요구나 관계 지속 압박 등의 온라인 협박 및 갈취 등이다.

피해 사건의 51%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아이들이 신고하기보다 침묵으로 넘기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들이 피해 사실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땐 경찰이나 상담전화보다 친구에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이가 많은 아동일수록 피해 사실을 감췄다. 현재의 신고 및 지원 체계가 ‘아동·청소년 친화적’이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질적인 ‘보호’가 이뤄지고 있을 땐 피해 공개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모가 자녀의 온라인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도할 때, 아동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수단이나 기관을 인지하고 있을 때, 안전 교육 경험이 있을 때 피해 사실을 알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동의 인터넷 사용을 단순히 제한하는 정책보다는 도움 요청 경로를 안내하고 디지털 안전 교육을 시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아동들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어떻게 피해 사실을 알리는지, 기업들은 아동 피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살펴야 온라인 환경에서의 도움 요청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정책 입안자, 법 집행기관, 기술 기업들이 협력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대응 체계를 만드는 데 참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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