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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금융’에 메스 든 정부… 채권추심업, 등록→허가제 전환

입력 | 2026-05-29 00:30:00

금융위, 자본금 30억 등 요건 도입
상위 30개사 중심 통폐합 유도
영세업체 과잉추심 근절 나서
하나금융, 내달 포용금융 상품 출시




은행, 카드사 등에서 연체 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에게 빚을 받아내는 매입채권추심업이 연내에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강화된다. 영세 추심업자들이 채무자에게 장기간 심하게 빚을 갚으라고 압박해 취약계층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 추심업체 911곳에서 30여 곳으로 재편될 듯

금융위원회는 28일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매입채권추심업체는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로부터 연체 채권을 사들인 뒤 채무자의 빚을 직접 받아내는 회사다. 1997년 외환위기 때 대규모로 발생한 금융사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매입채권추심업체는 금융당국에 등록만 하면 쉽게 영업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영세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채무자에게 오랫동안 무리하게 빚 독촉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추심업자들은 채권을 사들인 뒤 법원에서 집행권을 받아 채무자 계좌를 압류하고 채무자를 채무 불이행자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빚을 받아내기 위해 채무자의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재기까지 막은 셈이다.

임형준 금융위 가계금융과장은 “채무자가 통장이 없으면 직업을 가질 수 없어 경제활동이 어려워진다”며 “적법한 추심이라도 과도하게 반복되면 채무자의 재기를 막는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50% 이상 출자하거나 자본금이 30억 원 이상이어야 하는 등 허가 요건을 갖춘 곳만 매입채권추심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20명 이상의 상시 고용 인력을 두고 변호사 등 전문 인력도 5명 이상 있어야 한다. 다만 기존 업체는 허가 요건을 갖출 3년간의 유예 기간을 준다.

금융위는 이번 정책으로 매입채권추심업이 상위 30개 회사를 중심으로 통폐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말 금융위에 등록된 매입채권추심업체 수는 911개다. 금융위는 8월까지 대부업법 개정안을 마련해 연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입법을 추진한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사 출자 법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 건전한 채권추심 관행이 정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하나금융 “16兆 맞춤형 포용금융 이행”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승열 하나금융 지속성장부문 부회장은 다음 달 중·저신용자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나원큐중금리대출’(2조 원 규모)과 ‘하나더소호 성공사다리대출’(1조 원 규모)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2030년까지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총 16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올 4월까지 1조3000억 원을 공급한 데 이어 맞춤형 포용금융 상품도 내놓기로 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취약계층의 금융 자립을 돕는 차원에서 다음 달부터 연체 채권 2000억 원어치를 선제적으로 소각할 예정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판을 바꾸는 포용금융 대전환으로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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