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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변호사 없이 직접 소송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생성형 AI가 소송장과 판례 분석 자료 작성에 활용되면서 전문적인 형식을 갖춘 서류 제출은 쉬워졌지만, 허위 판례와 부실한 주장까지 법원이 검토해야 하는 사례가 늘며 사법 시스템 과부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 연방법원에서 변호사 없이 AI를 활용해 소송장과 판례 분석 자료를 작성하는 개인 원고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변호사 없이 스스로 소송을 진행하는 방식을 ‘프로 세(pro se)’라고 부른다. 과거에도 셀프 소송은 있었지만 승소 가능성은 낮았다. 1998년부터 2017년까지 변호사 없이 소송을 낸 원고들은 96% 사건에서 패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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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송 문서도 늘었다. 연구진은 2019년에는 이런 문서가 사실상 확인되지 않았지만, 2026년에는 셀프 소송 소장 가운데 18% 이상에서 AI 생성 문장의 특징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내용이다. AI가 만든 서류에는 법적 근거가 약한 주장이나 사건과 맞지 않는 내용이 담길 수 있다. 존재하지 않는 판례나 허위 사실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NYT는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도널드 소브 씨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전처와 전처의 변호사, 앞선 사건을 맡았던 주 법원 판사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소브 씨는 처음에는 손으로 쓴 소장을 냈다. 이 소송은 한 달도 되지 않아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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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미네소타 연방지방법원은 두 달 뒤 소송을 다시 기각했다. 법원은 소브 씨가 청구 취지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소송이 기각되기 전까지, 소브 씨가 제출한 서류는 모두 법원 업무 절차를 거쳐야 했다. 법원 직원들은 각각의 서류를 확인하고, 제목을 붙이고, 공개 기록부에 올려야 했다.
패트릭 실츠 미네소타 연방지방법원 수석판사는 결정문에서 “당사자가 수백 쪽의 문서를 법원에 던져놓고, 법원이 유리한 사실이나 주장을 알아서 찾아주길 기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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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츠 판사는 AI로 인한 셀프 소송 증가를 “연방법원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법원 현장에서도 부담은 커지고 있다. 미네소타 연방지방법원에서 셀프 소송 서류를 검토하는 스티븐 도너휴 변호사는 2025년 3월부터 개인의 셀프 소송 접수가 약 50% 늘어난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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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I 활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부 판사와 법률 지원 단체는 AI가 변호사를 선임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법원 문턱을 낮춰줄 수 있다고 본다.
마이클 스커더 제7연방항소법원 판사는 올해 한 셀프 소송 사건에서 “AI는 변호사를 선임할 자원이 없거나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대변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사법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