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으로 데이트’ 글 보고 왔다가… 옛날 토스트-중고천국 매력에 푹 “골동품 구경만 해도 하루 지나가” 고물가 시대 전통시장이 ‘명소’로
부처님오신날 연휴 마지막 날인 2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인근인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 거리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시장에는 어린 자녀를 동반한 젊은 부부와 데이트를 즐기는 청년 등 20, 30대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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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들어 연휴마다 동묘 일대를 찾고 있어요. 데이트 비용만 저렴한 게 아니라 ‘힙’해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25일 서울 종로구 숭인동 동묘시장에서 만난 이인영 씨(30)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달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1만 원으로 동묘 데이트하기’ 게시글을 보고 남자 친구와 함께 동묘에 왔다가 이곳 특유의 감성에 빠져 이날 재방문했다. 이 씨는 “선글라스를 단돈 3000원에 샀다”며 “점심엔 시장에서 옛날 토스트와 빈대떡을 먹으며 끼니를 해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 20·30, ‘성수 팝업’ 대신 ‘중고 메카 동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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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 인근에서 만난 청년들은 완구 시장에서 ‘왁뿌볼’(왁스로 코팅한 점토 공) 등 최신 유행 장난감을 사거나 시장에서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등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모습이었다. 회사원 김가현 씨(27)는 “인터넷보다 저렴할 뿐 아니라 이색 데이트까지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비싼 성수 팝업스토어 대신 완구 거리에서 말랑이를 만지고 왁뿌볼을 부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딱이다”라고 했다.
중고 의류나 빈티지 물품에 대한 청년층의 선호가 커지면서 전통시장이 ‘레트로 명소’로 부각된 경향도 있다. 과거 주로 서울 강남구에서 데이트하다가 최근 동묘를 자주 찾는다는 김윤영 씨(27)는 “꼭 돈을 쓰지 않더라도 골동품이나 중고 물품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며 “최근엔 중장년층과 청년층이 6 대 4 정도의 비율로 보인다”고 했다.
● 주말엔 구청 무료 프로그램, 휴가는 국내 여행
전통시장의 인기는 서울 전체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유동 인구가 직전 분기보다 가장 많이 증가한 상권 10곳은 전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었다. 1위를 기록한 강서구 까치산시장은 유동 인구가 81.1% 급증했으며, 덕성여대 앞 시반거리(76.3%)와 가좌역 3번 출구 인근(52.3%)이 뒤를 이었다. 값비싼 프랜차이즈나 대형 상권 대신 가성비 좋은 먹거리가 있는 동네 상권으로 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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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