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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V 예방 항체 효과 입증됐는데, 백신 아니라 지원 안 된다?

입력 | 2026-05-27 04:30:00

영유아 생후 2년 내 대부분 감염
‘RSV 예방 항체 주사’ 국내 출시
NIP 포함 안돼 부모가 전액 부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예방 항체 주사가 국내에 출시되며 새로운 예방 선택지가 마련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대부분의 영유아가 생후 2년 이내 한 번은 감염되는 호흡기 바이러스가 있다. 성인에게는 감기처럼 지나가지만 영유아에게는 폐렴 등으로 악화돼 입원까지 이어질 수 있어 부모들의 부담이 큰 질환이다. 바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이다.

RSV는 아이의 고통을 넘어 보호자의 경제적·정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입원 환자의 상당수가 기저질환이 없는 영아라는 점에서 건강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예방 수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행히 지난해 생후 첫 번째 RSV 유행 시즌을 맞는 모든 신생아와 영아에게 투여할 수 있는 RSV 예방 항체 주사가 국내에 출시되며 새로운 예방 선택지가 마련됐다. 감염병 예방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백신을 떠올리지만 영유아는 면역 체계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백신 접종 후에도 기대만큼의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예방 항체는 이미 만들어진 항체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면역 체계와 관계없이 투여 직후부터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예방 필요성과 제도적 접근성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해당 예방 항체는 국가예방접종프로그램(NIP)에 포함되지 않아 보호자가 전액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효능이나 효과가 아니라 제도다. 현재 예방접종 체계는 여전히 백신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0월 RSV 예방 항체를 예방접종등록시스템에 포함시키며 관리의 첫발을 뗐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적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아 공적 지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감염병 예방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예방 수단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현행 제도는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예방 항체를 백신과 동등한 예방 수단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과 스페인, 캐나다 등에서는 RSV 예방 항체를 공공 재원으로 지원하며 전 영아 대상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호주는 국가보건법 개정을 통해 예방 항체의 제도 편입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며 관련 제도 정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흐름은 실제 지표로도 확인된다.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 표본감시 통계에 따르면 2025∼2026년 RSV 유행 시기에 입원한 0세 영아는 1275명으로 전 시즌(1702명) 대비 약 25% 감소했다. 또한 예방 항체가 입원 감소를 통해 의료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비용 효과성 분석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김지현 기자 kinn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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