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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하면 ‘오늘만 50%’, ‘쿠폰 중복 할인’, ‘10% 적립’ 같은 문구가 끊임없이 쏟아진다. 구매 심리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당장 사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볼 것 같은 조바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구매 유도가 자칫 선을 넘으면 ‘다크 패턴’(온라인 눈속임 상술)이 된다. 기준은 소비자를 설득하느냐, 속이느냐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쿠팡, 네이버, G마켓, 11번가에서 판매되는 상품 1335개를 조사한 결과 눈속임 상술이 다수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대표적인 수법이 정가 부풀리기다. 한 쇼핑몰에서 정가 3만 원, 할인가 1만9900원에 팔리던 제주 천혜향 세트는 올 초 설 명절 행사가 시작되자 정가가 11만4000원으로 4배 가까이로 뛰었다. 할인 판매가는 1만7900원으로, 상품에 표시된 할인율은 84%에 달했다. 거저나 다름없는 가격에 사는 듯한 착시 효과를 노린 것이다. 공정위는 “조사한 설 선물 세트 8개 중 1개꼴로 할인율이 과장돼 있었다”고 했다.
▷‘오늘만 할인’이라던 귤이 다음 날도, 일주일 뒤에도 똑같이 10kg에 1만5900원에 팔린 경우도 있었다. 특정 기간에만 싸게 파는 것처럼 홍보하며 구매 결정을 압박하는 수법이다. 공정위는 “조사한 상품 5개 중 1개는 이처럼 할인 행사 종료 후 가격이 같거나 오히려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할인가와 정가가 같은데도 마치 가격이 내린 것처럼 표시하거나, 쿠폰을 발급하면서 유효기간과 사용 조건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모두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가로막는 다크 패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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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지난해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하며 다크 패턴 규제에 나섰지만, 이번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눈속임 상술은 여전히 활개 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은 이미 3년 전 오프라인 쇼핑을 넘어섰다. 이제 일상의 소비 공간이 된 온라인 쇼핑몰이 계속 소비자를 ‘호갱’(호구+고객) 취급한다면 소비자의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더 강도 높은 규제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장원재 논설위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