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향하는 에어포스 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5.16 베이징=AP/뉴시스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를 두고 휴전과 전쟁 재개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과 전면전을 벌여 전쟁이 더 장기화하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종 부정적인 여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반면 지금 같은 상황의 휴전이 이어지면 이란이 전력을 재정비할 시간만 줄 수 있다. 또 돌파구를 못 찾는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 지지율 최저 트럼프, 전면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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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에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금지가 포함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또 “미국이 수용 가능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에 전면적이고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준비를 하라고 (군에) 추가 지시를 내렸다”고 경고했다.
13~15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뒤 이란에 대한 공격을 고심하는 듯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숨고르기에 나선 건 군사 조치가 자칫 중동 전역의 분쟁으로 확산되고 고유가 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란의 대규모 반격이 이어지면 미국 물가의 상승을 피하기 어렵고, 미국인들의 전쟁에 대한 피로감과 반발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18일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공동으로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에 그쳤다. 올 1월(41%)보다 4%포인트 떨어졌고 집권 1, 2기를 통틀어서도 가장 낮다.
특히 응답자의 64%는 이란 전쟁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잘못됐다는 응답은 64%, 물가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은 6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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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휴전 기간을 ‘재정비’ 기회로 삼는 듯한 모습은 미국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NYT는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한 달이 넘는 휴전 기간에 이미 폭격당한 탄도미사일 기지들을 복구하고,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재배치했다고 전했다. 또 이란이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전투 재개에 대비해 전술까지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란 핵능력 억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크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은 당초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25년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거부했다. 이후 농축 금지 기간을 20년으로 줄인 수정안까지 전달했지만 역시 이란이 수용하지 않았다.
또 미국은 이란이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이 회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해외 반출 시 러시아로의 이전을 원한다고 사우디아라비아 방송 알하다스가 18일 보도했다.
이란은 현재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각국 민간 선박으로부터 일종의 수수료를 받겠다는 입장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전쟁 장기화로 이란의 경제적 어려움도 고조되고 있다. 1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의 해상 봉쇄 강화로 원유 수출길이 막힌 이란은 걸프 해역에 노후 유조선들을 띄워놓고 ‘이동식 저장고’처럼 활용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란이 기존 저장 시설을 통해선 원유를 보관하는 데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같은 날 이란 증시는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81일 만에 거래를 재개했지만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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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