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가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겸 고교야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충암고와의 결승전에서 준우승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대전고는 고교 2학년 ‘왼손 에이스’ 한규민 카드를 강릉고와 맞붙은 14일 준결승전에 써버리며 생긴 마운드 공백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대전고는 이번 대회 1, 2회전 때 성남고와 원주고에 각각 4점을 내준 게 최다 실점이었을 정도로 단단한 ‘방패’를 자랑했다.
하지만 이날 선발 투수 황지형이 3분의 2이닝 3실점, 두 번째 투수 윤상현이 1이닝 3실점, 안태건이 2와 3분의 2이닝 5실점하며 벌어진 점수 차를 뒤집지 못했다. 올해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6전 전승을 내달린 대전고가 2점 이상 점수 차로 진 첫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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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 감독은 이날 미리 준비해 둔 꽃다발 7개를 3학년 야수들에게 나눠주며 “매 경기 뛰느라 고생했다”고 위로를 건넸다. 원래는 우승한 뒤 개인상을 받을 선수들에게 주려 했던 꽃다발을 생애 마지막 황금사자기를 마친 3학년 선수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대전고 2학년 ‘에이스’ 한규민이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겸 고교야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충암고와의 결승전에서 준우승한 뒤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규민은 이 대회 3경기에서 18과 3분의 2이닝 동안 2승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하며 ‘감투상’을 받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규민은 올해 황금사자기 3경기에서 18과 3분의 2이닝 동안 2승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하며 ‘감투상’을 안았다. 한규민은 “내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 내 등 뒤에서 묵묵히 나를 도와준 야수 형들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올해 경험을 발판 삼아 내년에 황금사자기 우승을 노리겠다. 내 최고 시속을 155km까지 끌어올려서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전고 주장 우주로가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담고와의 제80회 황금사자기 겸 고교야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 6회말 무사 주자 2, 3루 때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1루를 향해 달리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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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이날 경기는 졌지만 우주로에겐 잊지 못할 추억 하나가 더 늘었다. 우주로는 이날 경기 시작 20분 전 더그아웃에서 홀로 눈을 감고 기도를 올렸었다. 우주로는 “승패를 떠나서 다시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즐기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내가 한 기도에 대한 응답은 받은 것 같다”며 웃었다.
1945년 창단한 대전고 야구부가 황금사자기 결승에 오른 건 올해가 처음이다. 대전고는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 중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만 없다. 올해 우승으로 ‘그랜드슬램’ 마지막 단추를 채우려던 대전고의 도전은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김 감독은 “1, 2학년 선수 구성이 좋다. 내년 황금사자기에서 다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