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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페이스북 전 임원이 폭로하는 ‘메타 제국’의 두 얼굴

입력 | 2026-05-16 01:40:00

◇케어리스 피플/세라 윈윌리엄스 지음·안진환 옮김/496쪽·2만3000원·디플롯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을 연결해 준다. 하지만 그로 인해 분노와 증오도 확산됐다. 소셜미디어로 인해 벌어진 부작용의 책임은 누구에게 물을 수 있을까. 단순히 개인의 의지 결핍으로 치부하고 넘길 수 있을까.

페이스북에 몸담았던 저자가 거대 플랫폼 기업의 무책임함을 고발한다. 뉴질랜드 출신 변호사이자 외교관이었던 저자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열정을 품고 있었다. 지지부진한 업무에 낙담하던 중 한 기업의 잠재력에 매혹된다.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던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현 메타)이다.

그는 페이스북이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정치적 힘을 가지게 될 것이며, 세상 자체를 바꿀 것이라 확신한다. 2011년부터 페이스북 공공정책 부문에서 각국 정부를 상대하는 ‘페이스북의 외교관’으로 일하며 자신의 꿈을 실천할 기회를 가진다.

하지만 책에 따르면 난관은 외부보다 내부에 도사리고 있었다.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는 상습적으로 외교적 결례를 일으키는가 하면, 독선적인 결정으로 사람들을 곤란에 빠뜨렸다. 2인자인 셰릴 샌드버그는 앞에선 여성의 능력과 성취를 강조하지만, 저자가 출산하는 순간까지 일을 하도록 직원을 몰아세웠다고 한다. 직장 내 성희롱을 쉬쉬하는 조직 문화도 만연했다. 저자는 이처럼 페이스북에서 7년 동안 일하면서 겪은 문제점들을 풀어놓는다.

이 책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점은 페이스북 임원들의 인격적 결함이 아니다. 기업의 성장 외에는 도덕과 사회적 책임 등에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손꼽히는 빅테크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폭로한다. 저커버그는 “세상을 연결하고 더 개방적으로 만든다”는 사명을 천명했으면서도, 정작 소셜미디어의 사회적 영향력에 무관심했다고 한다. 저자는 그들을 설득해 보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그 결과 페이스북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중국 공산당의 요구는 몰래 수용한 반면, 각국의 극우 포퓰리즘 정치인 선거 운동은 방치했다. 특히 2014년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던 미얀마에서 가짜뉴스, 인종 및 종교 혐오 콘텐츠가 유포됐을 때 회사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런 부작위가 문제를 더 키웠다.

저자는 결국 이직 준비 중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해고됐는데, 성희롱 신고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한다. “기술은 중립적”이라고 주장하는 플랫폼 기업의 이면을 내부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려 했다.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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