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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명품백’ 사건 종결, 尹과 심야회동 뒤 나왔다

입력 | 2026-05-08 10:49:00

권익위 정상화TF, 조사 결과 발표
“정승윤 前사무처장 尹관저서 면담
사건 처리 지연하고 의결서 직접 써
청탁금지법 위반 수사 의뢰할 것”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사무처장. 2024.7.22.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뉴스1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종결 처리한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사무처장이 당시 사건 처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권익위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권익위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TF)’는 8일 “전 대통령 배우자 명품백 관련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 사건의 경우, 당시 정 전 사무처장이 사건 처리를 지연하고 사건 처리 진행 중 피신고자 측(윤 전 대통령 등)과 심야 시간에 대통령 관저에서 비공식 회동을 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TF에 따르면 정 전 사무처장은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담당부서 의견과 달리 ‘판단 유보’ ‘추가 보완 지시’ 등을 내려 사건 처리를 지연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사건 처리 진행 도중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 관저에서 1시간가량 비공식 회동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정일연 권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TF 운영결과 발표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사무처장이) 윤 전 대통령을 만났다는 사실이 확인이 된 거냐’는 물음에 “수행한 직원의 진술에 따르면 그런 부분까지는 확인이 된다”고 답했다.

정 전 사무처장이 권익위 전원위원회 회의 전 이 사건을 종결하기로 미리 결론을 정한 정황도 포착됐다. TF는 “(정 전 사무처장은) 전원위 상정 의안을 위원들에게 회의 전날 전달하도록 지시하고, 회의 2시간 전 권익위 정무직·상임위원과 비공식 회의를 소집해 처리 방향(종결)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상정 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과 회의 시 논의되지 않은 사항 등을 추가해 담당부서가 아닌 정 전 사무처장이 의결서를 직접 작성했다”며 “상정 안건에 없는 조사기관 처리 및 불복, 대통령 형사상 소추 배제 등을 의결서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의결서는 원칙적으로 담당부서가 작성한다.

이에 따라 TF는 “정 전 사무처장은 전원위 위원들의 검토 권한을 제한하고, 담당부서 의견 및 절차 등을 무시했으며, 피신고자 측과 비공식 접촉 과정에서 청탁금지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각종 의혹에 대해 정 전 사무처장에게 내용증명 우편 등을 통해 본인 의견을 요청했으나 수취거절 등으로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 현재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 명품백 사건 처리 직후 순직한 간부와 관련해선 정 전 사무처장이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TF는 “정 전 사무처장은 명품백 사건 종결에 반대 의견을 가졌던 고인에 대해 회의 발언권 제한 및 주요 사건 관련 업무 배제 등 부당하게 처우하고,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공공연히 비난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전 사무처장의 부당처우 등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내용증명 우편 등을 통해 정 전 사무처장의 의견을 요청했으나 수취거절 등으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TF는 정 전 사무처장의 현 소속기관에 비위 행위를 통보하고, 권익위 차원에서 고인 및 유가족에게 부당 처우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TF는 이재명 대통령이 2024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부산에서 흉기 테러를 당했을 당시 응급의료 헬기 이송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논란에 대한 재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앞서 권익위는 소방 관계자가 부산대병원의 공식 요청인지 확인하지 않고 헬기 출동 요청을 접수했다고 보고 해당 관계자에 대해 행동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날 TF는 “119 응급헬기 이용 관련 행동강령 위반 신고사건의 경우 정 전 사무처장이 2024년 7월 8일 전원위 의안과 회의에서 다루지 않은 사항을 의결서에 포함하도록 했다”며 “담당부서는 부산소방본부 직원에 대해 제도개선 취지의 ‘기관 송부’ 의견이었으나, (정 전 사무처장은) 행동강령 위반 통보로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TF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병원 관계자 추가 진술을 고려할 때, 서울대병원으로의 전원과 헬기 이송은 두 병원 간 협의를 거친 공식 결정사항이었다”며 “헬기 요청도 권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등 행동강령 위반으로 판단한 것은 부적정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위원회 차원의 유감 표명(사과)과 함께 향후 사건처리 공정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제도개선을 통해 특정인이 지위·권한을 남용해 공정한 사건 처리를 저해하는 부당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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