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조직 슬림화가 확산되면서 미국 IT업계에서 실무와 관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플레이어 코치’형 관리자가 새로운 조직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제미나이(Gemini)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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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크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과 조직 슬림화에 속도를 내면서, 단순 관리 역할만 수행하던 중간관리자들이 가장 먼저 구조조정 압박을 받는 직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무와 관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른바 ‘플레이어 코치(player-coach)’형 리더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6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기업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체 인력의 14%를 감원하겠다고 밝히며 “모든 직원은 강력하고 적극적인 개인 기여자(individual contributor)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조직이 “직원 1명과 여러 AI 에이전트”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는 “순수 관리자(pure managers)”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순수 관리자 없다”…빅테크 덮친 ‘플레이어 코치’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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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감원 흐름이 아니라 AI 시대에 맞춘 조직 구조 재편으로 보고 있다. 과거처럼 ‘관리만 하는 관리자’보다는 직접 실무를 수행하면서 팀을 이끄는 형태가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은 관리자들은 더 많은 직원을 감독하고 AI 에이전트까지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들을 부르는 ‘메가매니저(megamanager)’라는 새로운 명칭까지 생겨났다.
실제 관리자들의 업무 범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갤럽의 올해 1월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관리자 1명이 담당한 직원 수는 평균 12.1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10.9명보다 증가한 수치다. 또 관리자들의 97%는 현재 자신의 관리 업무 외에 실무형 개인 기여 업무까지 함께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관리자 채용도 감소하는 추세다. 글로벌 구인 플랫폼 인디드에 따르면 2025년 중간관리자 채용 공고는 전년 대비 12.3% 줄었다.
● “AI가 관리자보다 더 많이 안다”…산업혁명식 관리 모델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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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론토메트로폴리탄대의 디지털미디어 교수이자 ‘디지털 위즈덤(Digital Wisdom)’ 저자인 리처드 라크먼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테크기업 경영진은 AI가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강하게 믿고 있다”며 “성공적인 관리자의 기준 역시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실무 참여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자는 이제 자신이 감독하는 직원들과 동일한 업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현장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사·조직 전문가 조시 버신은 “노동자가 일하고 관리자는 지시만 내리는 모델은 산업혁명 시기부터 이어져 온 구조”라며 “AI가 이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 모든 직원은 AI 에이전트를 갖게 된다”며 “AI가 관리자보다 더 많은 지식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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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