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로펌행 공직자 전수분석] 소송 업무 중심서 입법대응 확대 금감원-국방부 등 출신 잇단 영입… 행정절차 등에 전관 네트워크 활용 공직자 로펌행 심사 79% 통과… “기존 업무와 로비 연관성 따져야”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컴플라이언스(규범 준수) 업무를 담당하는 한 변호사는 최근 로펌의 업무 영역에 대해 5일 이렇게 말했다. 각종 재판이나 수사 단계에서 의뢰인을 변론하는 송무 업무보다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입법 대응 등 자문 업무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 그는 “로펌이 선호하는 인재상도 수사기관 출신 전관에서 권력기관이나 규제기관 출신 공직자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로비펌’ 움직임에 인재 영입 추세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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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들은 최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따라 맞춤형 채용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국회에서 노란봉투법이 처리된 시점을 전후로 고용노동부 고위공무원과 5급 사무관, 한국고용노동교육원 임원 출신을 영입한 로펌은 3곳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무기체계가 각광을 받으면서 ‘K방산’이 성장하자 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률 문제에 대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도 늘고 있다. 84개 기관 중 국방부 출신이 6번째로 많은 17명이 로펌에 재취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5년간 로펌 취업이 허용된 공직자가 많은 곳은 경찰(145명)이었지만, 금감원이 두 번째로 많았고 이어 국회, 법무부(19명), 검찰(18명), 국방부, 청와대, 외교부(13명), 공정거래위원회(12명), 국정원(10명) 순으로 나타났다. 검경 등 수사기관 출신(163명)보다 나머지 기관 출신 공직자(444명)가 2.7배나 더 많았다. 미국과 달리 로비스트가 불법인 국내에서 로펌이 법률 자문 등의 명분을 앞세워 전직 관료들의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업무 영역을 넓혀 가는 흐름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 “기존 업무와 로비 업무 연관성 살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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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취업 심사가 관대하게 이뤄지는 흐름이 지속된다면 권력기관 출신 공직자들이 퇴직 후 재취업을 염두에 두고 부적절한 활동을 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로펌의 업무 영역 변화를 고려하고 실태를 파악해 실질적인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