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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총공세 나선다면[임용한의 전쟁사]〈414〉

입력 | 2026-05-04 23:06:00


트럼프와 푸틴이 서로 전쟁을 멈추라고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참 씁쓸하다. 이전에도 강대국에 ‘명분’이란 말 그대로 명분에 불과했지만, 포장하려는 노력은 했다. 요즘은 그런 얄팍한 노력도 없다. 그래도 미국-이란 전쟁이 제일 반가운 사람은 푸틴이다. 세계의 이목이 호르무즈에 쏠린 덕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전황은 지지부진한 대치 상태지만, 유리한 쪽은 러시아다. 우크라이나는 기적적으로 힘을 회복해서 전선을 방어하고 있지만, 러시아를 몰아낼 상황은 아니다. 미국의 지원은 끊기다시피 했고, 유럽의 지원으로 버티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모험을 할 수 있는 기회다.

혹시 최대한 힘을 비축하면서 최후의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러시아는 객관적으로 압도적인 전력과 물량을 가지고도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전술적으로 집중과 선택이 부족하고, 물량 작전을 펼칠 때도 밀어붙이기만 할 뿐 힘의 조절과 유연성이 부족했다. 전력의 투사와 병참 운용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졌다.

만약 지금 러시아가 병력과 물자를 모으고 있다면, 확고한 목표를 정하고 진격 목표와 병참 운용을 세밀하게 짜고, 파도처럼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쇄도가 아니라 부대별로 적절한 휴식과 로테이션을 반복해 정해진 목표를 향해 연쇄적인 타격을 가하는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면, 우크라이나에 전례 없는 위협이 될 것이다.

전선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도 미국은 이제 손을 쓸 여력이 없다. 러시아는 유리한 조건으로 종전할 수도 있고, 계속 밀어붙이면 폴란드나 독일이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도 있다. 이 단계까지는 아직 세계대전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분명 세계대전의 위협은 스물스물 높아져 가고 있다. 그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불길한 예감은 이상하게 잘 맞는다.



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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