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모델 성능 개발 경쟁서 ‘다중 에이전트 운영’으로 눈 돌려 1분기 가격 10~15% 인상 등 공급난 전문가 “CPU 확보가 핵심 변수로”
최근 메타와 앤스로픽은 모두 아마존의 자체 설계 CPU ‘그래비톤’을 대규모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체 CPU를 개발해 자사 데이터센터에 본격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에 한때 매각설에 시달렸던 인텔 등 CPU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오르며 ‘제2의 CPU 전성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부터 인텔과 AMD 등의 서버용 CPU 공급이 본격적으로 부족해지기 시작하며 CPU 가격이 10∼15%가량 높아졌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19일(현지 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AI가 생성 단계에서 자율적 행동 단계로 전환됨에 따라 컴퓨팅 병목이 CPU와 메모리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CPU 부족 사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과거 1, 2주면 받을 수 있었던 CPU 모델도 최근에는 평균 8∼12주까지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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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CPU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일을 수행하는,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에서는 GPU만큼이나 CPU의 역할이 중요하다. GPU는 대규모 연산을 한 번에 병렬 처리하는 데 특화됐다. 반면 CPU는 여러 일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의 몸에 비유하자면 GPU가 빠르게 달릴 수 있게 하는 ‘근육’이라면, CPU는 어떤 근육을 어디에 써야 할지 조율하는 ‘두뇌’에 해당한다. 엄청난 데이터를 학습해 AI의 성능을 높이려면 GPU의 수가 중요하지만, 에이전트 간의 협업이 복잡해질수록 CPU의 성능이 전체 서비스의 품질을 좌우하게 된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다중 AI 에이전트 시대가 오며 CPU 자원 확보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다중 AI 에이전트 개발 경쟁이 지속되며 CPU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진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AI 에이전트 작업에서 전체 지연 시간의 최대 90%가 CPU에서 발생한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기관 그로스리서치는 서버에서 CPU와 GPU의 비율이 1 대 4∼1 대 8에서 앞으로는 1 대 1∼1 대 2 정도로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GPU 대비 CPU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로스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CPU가 처리할 일이 많아지면서 데이터센터의 설계가 CPU와 GPU의 비율을 기존보다 좁히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