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미로를 걷는 사람들/다샤 키퍼 지음·노승영 옮김/288쪽·1만8000원·문학동네
오랜 기간 알츠하이머 등 치매 환자와 보호자의 심리를 연구하고 상담해 온 임상심리 전문가인 저자는 병원비와 간병 등 비용과 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던 ‘가족 등 보호자’의 심리적 고통을 세심하게 조명했다.
“내가 바란 것은 보호자들이 겪는 어려움, 특히 자책, 겉보기에는 비합리적인 행동, 그에 따르는 후회처럼 그들이 자초한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이 반응들은 거의 예외 없이 관찰되었기 때문에 나는 조바심과 좌절감을 넘어선 무언가가 작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 돌봄을 고역으로 만드는 것은 그들의 성격 결함이 아니라 뇌의 타고난 작동 방식임을 보호자들이 이해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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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는 5500만 명이 넘는다. 한국도 약 100만 명에 이르고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다. 치매가 환자만의 질병이 아니라 가족도 함께 겪는 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환자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기억의 미로’를 여행하는 가족 등 보호자들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참 무겁게 다가온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