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2.23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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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3월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의 비중이 50.8%로 절반을 넘어섰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4년 이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월세 비중이 전세를 추월한 것도 처음이라고 한다. 청년과 서민층 수요가 많은 다세대·연립 등 비(非)아파트는 월세 비중이 79.4%로 더 높다. 전세는 한국에만 있는 임대 방식인 데다 집값이 계속 오르는 걸 전제로 성립하는 제도다. 그런 만큼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건 피하기 어렵다. 다만 지나치게 가파른 월세 전환은 청년,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늘리고 소비까지 위축시킬 수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
월세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부가 작년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이곳에 집을 사는 사람들의 실거주 의무를 강화한 영향이 크다. 이달 9일부터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중과도 다주택자들이 팔려고 내놓는 집은 늘렸지만 전세 매물은 줄이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1000채 규모 대형 아파트 단지의 전세 매물이 1, 2건에 불과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사상 최고인 6억8147만 원으로 치솟았다.
너무 오른 전세를 피해 청년, 신혼부부 세입자들은 월세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전세사기로 고생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본 청년 세입자들은 보증금 떼일 걱정이 적다는 점에서 월세를 선호하기도 한다. 다만 같은 집을 임차한다고 했을 때 월세의 주거비 부담이 전세보다 큰 것은 문제다. 봉급의 절반 가까이를 월세로 지출하는 사회초년생들이 적지 않다. 부모 세대처럼 전세를 살면서 돈을 모아 나중에 집을 장만하는 단계적 자산 축적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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