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학비에도 부실 교육 횡행 130곳 추산… 인가받은 곳 7곳뿐 본래 목적 따라 ‘학원’으로 운영해야 문제 시정 안되면 수사 의뢰 방침
《비인가 국제학교 전수조사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조기 유학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일명 ‘비인가 국제학교’가 인기 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운영 중인 비인가 국제학교만 130곳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대다수가 학원으로 등록한 뒤 학교 형태로 운영되는 불법 교육시설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이들 시설에 칼을 빼들었다. 시정 조치가 없으면 고발하거나 폐쇄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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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식 허가 받은 국제학교는 7곳뿐
이번 단속 대상에 전국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 200여 곳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130곳 정도가 비인가 국제학교로 추산된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학교 설립 인가를 받지 않으면 학교나 비슷한 이름을 사용할 수 없으며, 학교와 비슷한 형태로 교과 과정을 운영해서도 안 된다. 현재 국내에서 정식으로 인가를 받아 국내 학력이 인정되는 국제학교는 제주, 대구, 인천 송도 등에 있는 7곳에 불과하다.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정식 인가를 받지 않고 학원으로 등록한 뒤 ‘국제학교’, ‘OO스쿨’, ‘대안학교’ 같은 이름을 내걸고 운영되는 불법 교육시설이다. 상당수가 미국·영국식 학제와 커리큘럼을 따와 정식 국제학교처럼 홍보하고 있다. 영어, 수학, 과학 등이 포함된 전일제 교육과정은 물론 학년제까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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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 사각지대, 비인가 학교 ‘철퇴’
하지만 비인가 국제학교들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연간 수천만 원의 학비를 받으면서도 부실 교육, 갑작스러운 폐업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비인가 국제학교는 회화 지도사로 등록된 외국인만 고용할 수 있다. 비인가 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과목마다 교사 수준이 ‘복불복’이라 좋은 교사가 걸리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2024년 6월 인천의 한 비인가 국제학교는 수억 원의 등록금을 챙긴 뒤 갑자기 문을 닫기도 했다. 해당 학교 이사장은 사기 혐의로 붙잡혔지만 갈 곳을 잃은 학생들을 구제할 방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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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