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 해지 이후 보증금 반환 문제로 갈등을 겪는 임차인과 임대인 모습. 계약이 종료됐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퇴거가 어려울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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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계약에서 ‘3개월 해지 통보’를 하면 바로 퇴거할 수 있을까.
계약은 끝났는데도 집을 비우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보증금 때문이다.
직장인 B 씨는 전세 계약 갱신 이후 더 저렴한 매물을 찾자 임대인에게 해지 의사를 통보했다.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종료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임대인은 “새 임차인이 들어와야 보증금을 줄 수 있다”고 했다. B 씨는 이사를 포기하고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하고 있다.
이처럼 계약 종료와 보증금 반환 시점이 어긋나면서 분쟁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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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계약갱신요구권에 따른 갱신계약이나 묵시적 갱신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를 통보할 수 있고, 통보 후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은 종료된다.
문제는 그 이후다. 계약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퇴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집을 비우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약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차인은 전입신고와 점유를 유지하는 선택을 한다.
계약은 종료됐지만, 점유는 이어지는 구조다.
● “점유 유지 vs 임차권등기”…현실 대응은 둘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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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수 HS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점유를 유지하는 사례는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전세 시장 구조도 영향을 준다.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으로 기존 임차인에게 반환하는 구조인데, 최근에는 매물이 시세보다 높게 나오면서 신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때 임차인의 선택은 두 가지다.
점유를 유지하거나,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허 변호사는 “실무에서는 두 방식이 비슷한 비율로 선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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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해지’는 계약 종료 시점을 정하는 규정이다.
보증금 반환까지 보장하는 규정은 아니다.
임대인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계약 종료 이후에도 임차인은 계속 거주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전세 계약에서 해지 가능 여부보다 보증금 반환 구조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계약 종료와 자금 회수가 분리된 구조에서는, ‘3개월 해지’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