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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 플래그, NBA서 날았다… 편견 깬 ‘화이트 덩크슛’

입력 | 2026-04-29 04:30:00

美국적 백인 플래그, 흑인들 제치고
2025~2026시즌 NBA 신인왕 수상
팀내 득점-리바운드-도움-스틸 1위
10대선수 첫 한경기 50득점 이상도




‘백인은 점프 못 해(White Men Can’t Jump).’

1992년 한국에는 ‘덩크슛’이란 제목으로 개봉한 미국 코미디 영화 제목이다. 길거리 농구를 소재로 한 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백인의 농구 실력이 흑인보다 떨어진다는 걸 수차례 강조한다. 실제로 80년 역사의 미국프로농구(NBA)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63), ‘블랙맘바’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 ‘킹’ 르브론 제임스(42·LA 레이커스) 등 흑인 선수들이 지배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백인 선수들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NBA 로고의 주인공 제리 웨스트(1938∼2024)와 두 차례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래리 버드(70) 등이 리그를 호령했다. 하지만 NBA 통산 도움과 가로채기 1위 기록 보유자인 존 스톡턴(64)이 2003년 은퇴한 후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슈퍼스타’ 백인 선수의 명맥은 사실상 끊겼다.

그런 의미에서 2025∼2026시즌은 NBA 역사에서 특별한 시즌이다. 백인 스타 쿠퍼 플래그(20·댈러스)가 28일 NBA 신인왕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평균 21득점, 6.7리바운드, 4.5도움을 기록한 플래그는 기자와 해설자 등 10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412점을 받아 평생에 한 번의 기회밖에 없는 신인상을 차지했다.

플래그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댈러스의 지명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전체 1순위 미국 국적 백인 선수는 1977년 켄트 벤슨(72) 이후 48년 만의 일이었다. 플래그는 이번 시즌 내내 ‘최고 유망주’다운 모습을 보였다. 탄력 좋은 흑인 선수를 앞에 두고 강력한 덩크슛을 림에 내리꽂는 등 파괴력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몰이를 했다. 플래그의 정규리그 하이라이트 영상 조회 수(9억6300만 뷰)와 유니폼 판매량은 모두 9위에 자리했다. 이번 시즌 신인 선수 중 2개 항목 모두 톱10에 진입한 건 플래그가 유일하다.

맹활약을 펼친 플래그는 조던의 이름도 소환했다. 플래그는 정규리그 누적 득점(1473점)과 리바운드(466개), 도움(316개), 가로채기(84개)에서 모두 팀 내 1위에 올랐다. 이 4개 부문 팀 내 1위로 신인왕에 뽑힌 건 1984∼1985시즌 조던 이후 41년 만이다.

최근 미국 농구 전문 매체 ‘바스켓볼 네트워크’는 “NBA에는 루카 돈치치와 니콜라 요키치라는 위대한 외국 국적 백인 스타들이 있다. 앞으로는 플래그가 미국을 대표하는 백인 슈퍼스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폭발적 득점력을 가진 돈치치(27·LA 레이커스)와 ‘트리플 더블 기계’ 요키치의 국적은 각각 슬로베니아, 세르비아다.

놀랍게도 신인왕 2위를 차지한 선수 역시 미국 백인 선수인 콘 크니플(21·샬럿)이다. 크니플은 386점을 받아 플래그에게 불과 26점 뒤졌다. 크니플 역시 이번 시즌 경기당 18.5득점, 3.4도움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다. 특히 신인 역대 최다인 273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플래그와 크니플은 미국 대학 농구 명문 듀크대에서 함께 뛴 팀메이트다. 플래그는 정규리그 막판에 잇따라 40점 이상을 넣으면서 크니플과의 신인왕 경쟁을 승리로 장식했다. 플래그는 4일 올랜도전에서 51점을 넣었고, 6일 레이커스전에서 45점을 기록했다. NBA 역사상 10대 선수가 한 경기 50점 이상을 올린 건 플래그가 처음이었다. 플래그는 2006년 12월생으로 아직 스무 번째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

플래그는 “크니플과는 대학 시절에 정말 친하게 지냈다. 우리는 평생 서로를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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