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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긴 살아서는 못 나와요.”
―이상민 ‘살목지’
“거긴 살아서는 못 나와요.” 어딘가 음산한 분위기의 아주머니가 살목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낚시꾼들의 잇단 사망 사고와 로드뷰 사진에 찍힌 정체불명의 얼굴 형상 때문에 재촬영을 하러 살목지에 간 PD 수인(김혜윤 분)과 촬영팀은 그 아주머니의 말처럼 벌어지는 갖가지 기이한 사건들을 마주한다. 로드뷰 촬영을 하는 카메라가 보내는 영상에 이상한 형상이 포착되기도 하고, 물수제비를 뜨며 날아갔던 돌이 되돌아오기도 하며, 야간에 움직임을 포착하는 모션 디텍터에 알 수 없는 존재가 보이기도 한다. 깜깜한 밤길에 내비게이션의 오작동은 차량을 저수지로 빠뜨리고, 살목지로부터 빠져나오려 해도 같은 장소를 계속 빙빙 돌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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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목지’가 무서운 건 현대적인 영상 장비들에 비친 믿을 수 없는 불길한 징조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안전한 길을 안내해줘야 할 내비게이션이 죽을 길로 인도한다거나, 분명한 실체만을 담아야 할 카메라에 이상한 형체가 잡히는 식이다. 이런 징조들이 반복되면 그 공간이나 그곳에 있는 사람들조차 믿지 못하게 된다. 귀신도 무섭지만, 우리를 더 무섭게 하는 건 결국 불신인 셈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