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한라산 달리는 스포츠 축제… ‘야크마을 제주’에 1000명 트레일 러너 모였다

입력 | 2026-04-27 16:40:58

25일 오전 10시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 25K에 참가하는 트레일 러너 300여 명이 출발선에 모여들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이건 대회가 아니에요. 스포츠 축제입니다.”

지난 25일 오전 10시 제주 아크마을에 운동복과 트레일 러닝 베스트를 입은 300여 명의 트레일 러너가 모였다. 한라산 둘레길을 지나는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현장 진행자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서로를 응원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제주 아크마을에선 50㎞와 25㎞ 등 두 개 부문의 트레인 런 행사가 펼쳐졌다. 오전 10시에 출발한 참가자들은 25㎞를 달리기 위해 모였다. 50㎞에 참가한 700여 명은 이보다 이른 오전 6시30분에 출발선을 떠났다.

25일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 참가자들이 현장 포토스팟에서 사진을 촬영하면서 대회를 즐기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는 지난 2023년 시작한 국내 대표 트레일 러닝 행사다. 제주의 산과 숲을 즐길 수 있는 코스를 달릴 수 있어 트레일 러너 사이에서 인기가 특히 많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진행한 참가 신청은 오픈 1시간 만에 마감됐다.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의 가장 큰 특장점은 야크마을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트레일 런 대회는 산을 달리기 때문에 숙박시설과는 다소 떨어진 위치에서 열린다. 심지어 대회 개최지와 다른 지역에서 숙박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불리한 컨디션으로 시작하는 것은 물론, 완주 후 회복(리커버리)에도 어려움이 있다.

반면 숙박시설이 포함된 야크마을에선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완주 후 편안한 공간에서 샤워를 하고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으며,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가족과 함께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는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머문 부모 또는 자녀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야크마을 숙박과 식사권이 포함된 대회 올인원 패키지는 오픈 5분 만에 마감됐다.

이번 대회 완주자들에게는 전 세계 트레일 러너들의 꿈의 무대인 울트라 트레일 러닝 몽블랑(UTMB)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는 UTMB 인덱스와 국제트레일러닝협회(ITRA) 포인트도 부여됐다. 특히 올해는 블랙야크강태선나눔재단이 후원하는 시각장애인 러닝 크루 ‘BYN RUN 2 LEARN’ 2기 러너들도 함께 25K 코스를 달렸다.


“축제 같아”… 50㎞ 선수들 반한 야크마을

25일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 50㎞ 남자부에 참가한 이규호 선수가 5시간 16분 35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50㎞ 남자부에서는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이규호 선수가 5시간 16분 35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1위를 지켰다. 그는 대회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4시간 50분을 목표로 달렸는데 후반부 날씨가 더워지면서 기록이 아쉬워졌다. 그럼에도 너무 기분 좋게 달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블랙야크의 공식 앰버서더인 이규호 선수는 커지고 있는 국내 트레일 런 시장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그는 “1~2년 전에는 천천히 접수해도 됐는데, 요즘에는 몇 분 안에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예약의 문턱을 넘어야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며 “트레일 런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브랜드도 별로 없어 해외 브랜드에 많이 의존했다. 최근엔 블랙야크가 계속 장비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면서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25일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 50㎞ 남자부에서 1위를 차지한 이규호 선수가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블랙야크 제공


이날 이규호 선수가 대회에서 착용한 블랙야크의 ‘플라이트 트랙스 TR’ 제품에도 그의 피드백이 반영돼 있었다. 그는 “제품 뒤꿈치에 패드가 들어 있는데 등산용 패드처럼 느껴졌다. 신발이 벗겨진다는 느낌이 든다는 의견을 전하니 패드를 제거해서 보내줬다”고 말했다. 블랙야크는 개발 단계부터 이규호 선수의 의견을 담은 제품은 향후 출시할 계획이다.

25일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 50㎞ 여자부에서 1위를 차지한 민소연 선수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50㎞ 여자부에서는 민소연 선수가 7시간 33초 만에 처음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제주에 거주하는 민 선수는 오름과 한라산 등산을 즐기다가 트레일 런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이 선수와 함께 민 선수가 입을 모은 뽑은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의 매력은 야크마을이었다. 민 선수는 “지금 야크마을에 두 번째 오는 건데, 정말 여유롭고 예쁘고 수영장도 이용할 수 있어 좋다. 축제 같은 분위기라서 특히 좋다”고 전했다.


제주서 서울·중국·네팔까지… 확장하는 스포츠 축제

25일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 행사를 방문한 강태선 BYN블랙야크 그룹 회장이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이날 강태선 BYN블랙야크 그룹 회장도 현장을 방문했다. 강 회장은 1990년대 트레일 런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선구자 격 인물이다. 그는 해외에서 스포츠와 축제가 결합한 형태의 대회를 접한 후 국내에서도 이른바 ‘스포츠 축제’를 기획했다. 2006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 국제 볼더링 선수권 대회’다. 강 회장은 “미국에 가보니 문 닫은 공장에서 볼더링 대회를 하더라. 음악을 크게 틀고 맥주를 마시면서 운동하고 놀더라. 이걸 보고 스포츠 축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5일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 현장에는 다양한 참여형 부스가 운영됐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이번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는 강 회장의 이런 의지가 이어진 대회이기도 하다. 실제 대회 당일 현장에선 참가자들이 다양한 부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대회가 끝난 후엔 서로의 도전을 격려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한 비어 파티도 열렸다. 이어 래퍼 슬리피와 DJ의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향후 블랙야크는 글로벌까지 대회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제주 대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은 물론, 중국과 네팔 등 지역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