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왼쪽)가 26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서 승리한 후 수훈 선수 인터뷰 도중 윌리 아다메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이정후는 1번 타자로 출전해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했고, 샌프란시스코는 6-3으로 역전승했다. 2026.04.27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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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
한국프로야구 키움에서 뛸 당시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가 무안타로 침묵할 때마다 홍원기 감독(53·현 두산 수석코치)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프로 데뷔 첫해인 2017년 신인상, 2021년 타격왕(타율 0.360), 2022년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에게 부진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그러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선 이 말이 통하지 않는 듯했다. 이정후는 빅리그 3년 차인 이번 시즌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개막 후 13경기를 치렀던 9일까지 타율 0.143, OPS(출루율+장타율) 0.438에 그쳤다. 13경기 중 9경기(69.2%)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현지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영입할 때 기대했던 선수가 아니다”라는 악평을 쏟아냈다. 팬들의 여론 역시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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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7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이 끝난 후 수훈 인터뷰를 할 때 동료 윌리 아다메스가 음료수를 들이 붓고 있다. NBC 스포츠 캡처
이날 수훈선수 역시 시즌 두 번째로 톱타자를 맡은 이정후의 몫이었다.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에 응하고 있을 때 팀 동료 윌리 아다메스(31)가 더그아웃에 있던 음료수 통을 들고 다가와 머리 위로 쏟아부었다. 이정후는 “앞으로도 이런 ‘음료수 세례’를 자주 맞고 싶다”며 웃었다.
이정후는 11일 볼티모어 방문경기부터 최근 15경기에서 타율 0.439에 OPS 1.133을 기록 중이다. 그러면서 시즌 타율도 0.313(99타수 31안타)까지 치솟았다. 이번 시즌 첫 3할대 타율로 팀 내 1위이자 내셔널리그 10위다. 최다 안타도 리그 공동 10위다.
가장 달라진 건 타격 준비 자세다. ‘오픈 스탠스’로 타석에 들어서는 이정후는 10일까지는 상대 투수를 향해 몸을 49도 열어놓은 채 투구를 기다렸다. 11일 이후로는 이 각도가 41도로 줄었다. 오픈 스탠스는 몸쪽 공 공략에 유리하지만 바깥쪽 공 대처에 애를 먹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26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 5회 말 우전 안타를 치고 있다. 이정후는 1번 타자로 출전해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했고, 샌프란시스코는 6-3으로 역전승했다. 2026.04.27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이정후는 왼손 투수 상대 약점도 지워가고 있다. 이정후는 최근 15경기에서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417(12타수 5안타)을 기록 중이다. 11일 터뜨린 시즌 첫 홈런도 왼손 투수인 닉 라켓(31·볼티모어)에게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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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