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미로에 빠진 트럼프] 공화당 일부 의원 ‘전쟁 반대’ 가세 이란 동결자금 30조원 해제도 검토 버티는 이란도 경제난 부담 가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4.17 워싱턴=AP/뉴시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 법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은 대통령이 의회의 무력 사용 승인 없이 적대 행위에 투입한 미군을 60일 이내에 철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올 2월 28일 발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일 의회에 전쟁 개시를 통보했다. 이 통보 후 60일은 다음 달 1일이다.
야당 민주당이 전쟁을 강하게 반대하는 와중에 의회를 등진 채 전쟁을 한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이 매우 큰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공화당 의원도 60일을 넘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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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 핵합의(JCPOA)를 맺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5월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지급하기로 한 17억 달러(약 2조5500억 원)를 두고 “현금 뭉치를 건네려 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현재는 자신 역시 돈을 토대로 이란과 협상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는 상황인 것이다.
또 WP는 미국은 전쟁 뒤 이란에서 협상을 강조하는 온건파가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겐 불리한 요소다.
다만, 이란 역시 시간의 딜레마에 빠진 건 마찬가지다. 현재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지만 전쟁 발발 뒤 봉쇄했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역(逆)봉쇄하면서 이란의 전쟁 자금줄이던 원유 수출길이 막혔다.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의 저장 시설 또한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 2002년 핵 개발 의혹 제기 후 강도 높은 서방의 경제 제재가 이어진 가운데 이번 전쟁까지 겹치면서 이란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 역시 급증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