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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 논란에 ‘北 구성’ 제3핵시설 공식화

입력 | 2026-04-23 04:30:00

ISIS 2016년 원심분리기 가동 추정
정동영 지난달 “무기급 우라늄 농축”
美 “민감한 공유정보 철저 보호 기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 시설 소재지 언급에 따른 미국의 대북정보 공유 제한 조치로 ‘평안북도 구성’이 사실상 제3의 핵 시설 소재지로 공식화됐다. 구성은 2010년대 중반부터 핵 시설 소재지로 추정됐으나 정부 고위 당국자를 통해 “90% 무기급 우라늄”을 농축하는 핵 시설로 언급된 것은 정 장관의 발언이 처음이다.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은 90% 무기급 우라늄을 만든다”며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구성은 2019년 이후 군과 정보기관이 북한의 가장 중요한 핵 관련 시설로 주목해온 곳”이라며 “북한이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것도 그만큼 중요한 핵심 시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대표적인 핵 시설 소재지인 영변, 강선과 달리 구성은 2016년 미국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 등에서 핵 시설 추정 지역으로 언급됐을 뿐 핵 시설로 공식 확인된 적은 없다.

당시 ISIS 보고서는 구성에 “200∼300개의 원심분리기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으나 현재는 훨씬 많은 양의 원심분리기가 가동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농축우라늄(HEU) 시설은 설비 규모가 작고 지하에 설치할 경우 한미 정찰자산을 통한 포착이 쉽지 않다. 그러한 이유로 한미 당국은 구성 핵 시설 정보에 대해 보안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ISIS 등 미국 싱크탱크가 구성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가동 중일 가능성을 지적한 것도 직접적인 핵 활동 증거 대신 북한의 원심분리기 장비 조달 규모 등 간접적인 정황을 종합해 내린 판단이다.

미국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과 시점 등을 토대로 한미 간에 공유한 민감 정보를 유출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구성에 대한 언급이 자칫 미국의 정보자산을 노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민감하게 본 것”이라며 “실제 구성에 대한 정보가 정 장관의 발언 전 한국 측에 전달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정 장관의 구성 발언은 미국의 정보와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장관의 ‘구성’ 언급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지난달 2일) 연설 내용을 언급하며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 장관의 북한 핵 시설 정보 유출 논란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비공식 채널들을 통해 공유된 민감한 정보를 모든 파트너가 철저히 보호(safeguard)할 것을 기대한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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