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AI 공생 위한 뇌과학 역할 인간 판박이 로봇, 상상서 현실로 인간의 자리 흔들어 놓는 AI-로봇… 발전 막을 수 없어, 대응할 수밖에 “AI가 만든 문제 AI로 풀어야” 건강한 뇌와 효율적인 AI가 열쇠… 뇌과학 통해 공존 여건
2017년 방영된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에서 김민규(유승호 분)가 로봇 ‘아지3’(채수빈 분)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모습. MBC 제공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
현재 인공지능(AI)은 인턴이나 신입사원이 하던 연구 조사, 자료 정리 같은 것들을 너무나 쉽게 해낼 뿐만 아니라 코딩도 하고 글도 쓰고 영상도 제작한다. 이 모든 것을 합쳐놓은 종합 비서(AI 어시스턴트)의 역할까지 한다. 테크 콘퍼런스에 가면 로봇이 걸어 다니고, 악수를 하고, 춤을 추고, 사회자와 함께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동시에 각종 공장은 로봇으로 자동화돼 가고 있다.
이러한 빠른 변화는 아마도 드라마 속 미래가 아주 멀지만은 않다는 것을 우리에게 피부로 느끼게 한다. AI의 발전과 로봇의 발전, 그리고 결국 두 가지 기술이 접목됐을 때 아지3와 같은 로봇이 탄생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차원의 미래를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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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편리함과 신기술의 위대함에 놀라고 신기해하는 한편, 이것이 우리 인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AI나 로봇의 발전을 멈출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 나아가야 할지 진지하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AI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지 않은 AI는 인간을 돕기보다는 지배할 가능성이 더 높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여준 예처럼, AI가 인간과의 에너지원 경쟁 관계에 놓이지 않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또한 에너지 효율이 높아야만 많은 사람에게 쉽게 보급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은 뇌과학에서 올 것으로 생각한다. 뇌는 현재 AI에 비해 엄청난 에너지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AI는 아주 많은 데이터를 통해서만 배우고, 응용에도 한계가 있다. 반면 인간은 복잡한 기술을 한 번에 배우기도 하고, 한번 배운 것을 직접 해보지 않은 것들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뇌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뇌 구조를 본뜬 브레인 모픽(Brain-Morphic) AI를 설계한다면 에너지 효율을 극적으로 올리는 한편 더 많은 일을 정교하게 처리할 수 있는 AI, 그리고 로봇에도 간편하게 탑재가 가능한 AI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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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뇌를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AI를 만든다면, AI와 로봇은 인류와 경쟁 관계보다는 공생, 아니 이를 넘어서 상생의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인간 조지아와 구별이 되지 않는 로봇 아지3가 있는 미래에, 건강하고 최적의 퍼포먼스를 가진 뇌를 가지고 아지3의 도움으로 편리한 삶을 사는 인류는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