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서 80대 무속인에 무기징역→징역 7년 감형
28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가 30대 여성이 숯불로 고문을 당해 심각한 화상을 입고 사망한 충격적인 사건을 추적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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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조카를 숯불로 학대해 숨지게 한 8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살인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며 형량이 크게 줄었다. 1심 무기징역에서 징역 7년으로 감형되면서 ‘살인의 고의’ 판단을 둘러싼 법리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무속인 A 씨(80·여)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A 씨의 자녀와 신도 등 공범 4명도 항소심에서 죄명이 살인에서 상해치사로 변경됐다. 이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20~25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징역 2~3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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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등은 2024년 9월 18일 오후 인천 부평구 한 음식점에서 조카 B 씨(30대·여)를 철제 구조물에 결박한 뒤, 약 3시간 동안 숯불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음식점은 A 씨 일당의 수입원으로 알려졌다.
당시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리던 피해자 B 씨가 “가게를 떠나겠다”고 하자, A 씨는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심한 화상으로 의식을 잃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 날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
검찰은 A 씨가 무속을 이용해 피해자를 장기간 심리적으로 지배해 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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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은 살인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살해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라며 “검찰은 A 씨가 수익을 독점하기 위해 피해자를 제거했다고 봤지만, A 씨는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고 절박한 재정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오랫동안 무속인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영적 능력을 신뢰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역시 일정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해서 곧바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소사실상 살해 고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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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인 조카를 진심으로 아껴왔고, 정신 치료를 위한 주술행위를 하다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모친이 피고인과 합의하고 거듭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