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영양제 시장 2년 새 6배 폭증 건기식, 건강 유지-영양 보충 목적 같은 성분이라도 함유량 차이 커 “기억력 떨어지면 병원 먼저 가야”
게티이미지뱅크
치매는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부터 뇌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다. 기억력 저하 등 인지 기능 이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병이 일정 부분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치매는 주관적 인지 저하,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중증 치매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과정을 보인다. 특히 주관적 인지 저하 단계는 본인은 기억력 감퇴를 느끼지만 검사상 이상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로 이 시기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물질이 베타아밀로이드다. 정상적으로도 생성되는 물질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 축적되면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을 방해하고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초기에는 작은 단위로 존재하다가 점차 ‘올리고머(분자량이 비교적 작은 중합체)’ 형태로 응집되며 독성이 증가한다. 이후 플라크로 축적되면서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뇌 위축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수년간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광고 로드중
대표적으로 포스파티딜세린, 오메가3, 은행잎 추출물 등이 ‘뇌 건강’ 성분으로 활용된다. 포스파티딜세린 시장은 2022년 77억 원에서 2024년 495억 원으로 2년 만에 6배 이상 성장했다. 일부 연구에서 단기적인 인지 기능 지표 개선이 관찰되기도 했지만 연구 규모와 기간에 제한이 있어 치매 치료 효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제품별 성분 함량과 배합에 따라 효과 차이도 클 수 있다.
특히 같은 성분이라도 건기식과 의약품은 기준 자체가 다르다. 은행잎 추출물을 예로 들면 건기식은 하루 섭취량이 최대 150㎎ 수준으로 제한되지만 의약품은 통상 240㎎ 용량이 사용된다. 주요 임상 연구와 전문가 권고 역시 이 용량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의약품은 성분 함량과 품질이 표준화된 기준에 따라 관리되지만 건기식은 제품 간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지 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경우 건기식에 의존하기보다 먼저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 신경과 전문의는 “치매는 초기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할수록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부모의 기억력 저하나 집중력 감소가 보인다면 건기식보다 전문 진료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은 임상 근거와 용량 기준이 확보된 만큼 필요시 의료진 판단 아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kinn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