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치유 숲-한옥-발효 음식 삶에도 쉼표가 필요하다

입력 | 2026-04-21 04:30:00

[오감만족 남도여행]국내 ‘치유관광 1번지’ 전북
지리산 자락 ‘진안고원산림치유원’, 피톤치드 느끼며 요가-명상 수업
‘250년 고택’ 아원에선 수면 체험, 토굴 숙성 음식 재료로 미식 치유




전북 완주군 위봉산 자락의 아원을 찾은 방문객이 한옥에서 다도 체험을 하고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제공

여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 빠르게 이동하며 한 곳이라도 더 보려던 방식에서 벗어나 오래 머물며 몸과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이 일상에 지친 신체적·정신적 감각을 회복하는 치유관광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 역시 치유관광을 미래 핵심 관광산업으로 제시하고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 곳이 전북이다. 전북은 문화관광재단을 중심으로 지난 3년간 치유관광 기반을 차근차근 구축해 왔다. 14개 시군에 흩어져 있는 웰니스 관광자원을 자연·치유, 힐링·명상, 뷰티·스파, 한방, 전통문화, 치유 음식 등 6개 주제로 구조화하고 전북을 대표하는 30개 웰니스 관광지를 발굴했다. 여기에 73건의 대표 웰니스 관광 상품을 개발했고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등 291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해 치유관광 생태계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최근 3년간 1만7255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며 약 770억 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했다.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사업 평가에서 웰니스 부문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 치유관광 1번지로 자리 잡은 전북에서 쉼을 찾는 여행을 제안한다.



전북의 자연에서 지친 몸을 회복

전북 치유관광의 중심에는 지역의 자연환경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해 전북 진안군에 문을 연 국립 진안고원산림치유원이다. 지리산과 덕유산 자락의 맑은 숲길을 따라 걷고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속에서 요가와 싱잉볼 명상을 즐기며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 수 있다.

삼나무 향이 가득한 국립 고창 치유의 숲, 1등급 생태 환경을 갖춘 장수 치유의 숲, 별빛 아래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무주 향로산 자연휴양림 등도 각기 다른 자연 속에서 쉼을 제공한다. 편백숲 맨발 걷기, 향기 테라피, 통나무 마사지, 천연염색 등 다양한 체험은 숲과 물, 공기, 향기를 통해 일상의 피로를 덜어준다.



전통문화에서 찾는 치유

전북 치유관광의 또 다른 축은 전통문화와 한방 자원이다. 한옥, 한지, 한방 등 전통문화 자원은 한국적인 정서와 멋을 담아 차별화된 치유 경험을 제공한다.

완주군 위봉산 자락의 아원은 250년 된 한옥 고택의 멋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한옥에서의 수면 체험은 몸의 긴장을 풀고 깊은 휴식으로 이어진다.

완주군 대승한지마을에서는 종이를 뜨고 말리고 다듬는 과정을 체험하며 손끝의 감각에 집중할 수 있다. 서두르지 않고 한 장의 종이를 완성하는 시간은 자신에게 몰입하는 조용한 치유의 과정이 된다.

완주군 구이면 안덕마을은 국내 최초의 건강 힐링 체험 마을이다. 한방이 생활 속 치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한의원과 연계해 진행되는 황토 한증막 체험은 몸을 따뜻하게 풀어내며 피로를 덜어주고, 한방 향기 주머니 만들기와 계절별 수제청 만들기는 향과 맛을 통해 계절의 기운을 천천히 몸에 스미게 한다.



한 끼 식사에 담긴 회복의 힘

전북 고창군의 토굴에서 숙성한 재료로 차려낸 건강 밥상.

전북은 음식 맛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전북 치유 여행에서도 미식은 빼놓을 수 없다. 지역의 제철 식재료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조리 방식, 한 끼에 담긴 정성과 온기는 지친 몸과 마음을 천천히 회복시키는 치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지난해 치유 음식 경연대회를 통해 전북을 대표할 치유 음식 10선을 정했다. 여기에 치유 음식 관광지 6곳을 중심으로 전북만의 미식 치유 자원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창군의 토굴 발효는 전북 치유 음식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토굴에서 숙성한 재료로 차려 낸 밥상은 발효가 지닌 깊은 맛을 온전히 전하고, 견과류 쌈장 만들기와 ‘계절의 맛’ 시리즈는 제철 식재료가 몸을 돌보는 음식으로 바뀌는 과정을 느끼게 한다.

부안군의 ‘벗님네 포레’ 치유 정원에서는 100여 종의 공기정화 식물이 가득한 정원과 온실에서 오디와 뽕잎 등 지역 특산품을 활용해 만든 음식과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입으로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맛보고 눈과 몸으로는 자연이 뿜어내는 건강한 숨결을 경험할 수 있다.

전북에는 이 밖에도 익산 달빛소리 수목원, 익산 왕궁 포레스트, 남원 운봉 백두대간 체험 휴양시설, 무주 태권도원, 진안 홍삼스파, 임실 성수산 왕의 숲 생태관광지 등 자연에서 쉬며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웰니스 여행지가 있다. 치유 여행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다.

전북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자연에서 출발해 한옥, 한방, 치유 음식으로 이어지는 전북의 시간은 머무를수록 더욱 선명한 여행의 여운을 남길 수 있다. 많은 여행객이 전북에서 일상의 지침을 회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