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에 따른 체성분 변화를 시각화한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를 활용해 체지방과 근육 변화 개념을 형상화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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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간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근육 손실’ 차이가 확인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체중이 아닌 ‘체성분’이 약물 선택 기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엔퍼런스(nference)가 티르제파타이드(대표 제품 마운자로)를 처방 받은 환자 1800명과 세마글루타이드(대표 제품 위고비)를 처방 받은 환자 62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 치료제 티르제파타이드 사용군이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제지방(근육) 손실 비율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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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세마글루타이드를 판매하는 노보 노디스크 측은 이번 분석에 대한 직접적인 논평은 하지 않았지만, 기존 임상시험에서는 근육량 변화가 위약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신체 기능도 유지됐다고 밝혔다. 티르제파타이드를 개발한 일라이 릴리 측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 같은 ‘감량’이라도 다르다…“근육 손실이 핵심 변수”
비만 치료에서 체중 감소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체성분 변화다. 지방이 줄어드는 대신 근육까지 함께 감소하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체력 저하나 요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근육은 혈당 조절과 에너지 소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지방 손실이 클수록 장기적인 대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체중 감량 폭뿐 아니라 근육 보존 능력이 주요 평가 지표로 부상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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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약 경쟁, 이제는 ‘근육 보존’으로 이동”
업계에서는 비만 치료제 경쟁 구도가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은 체중 감소 효과가 핵심 지표였지만, 향후에는 근육 보존이나 심혈관 보호 효과 등 ‘질적 개선’이 경쟁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제 복용 시 근력 운동을 병행하지 않을 경우 근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엔퍼런스의 벤키 사운다라라잔은 “환자들이 단순히 ‘얼마나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지’만 보고 약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며 “같은 감량 효과라도 체성분 변화 양상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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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식 임상 아닌 분석”…해석 주의 필요
다만 이번 결과는 통제된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처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으로,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분석은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상태이며, 환자의 식이·운동 여부 등 다양한 변수가 충분히 통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약물 간 효과 차이를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번 분석은 비만 치료제 효과를 단순 체중 감소가 아닌 ‘체성분 변화’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