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높게 유지하는 ‘중온성 어류’ 일반어류보다 에너지 4배 많이 써 온도 낮추려 심해-추운 곳 이동
대서양에서 촬영된 황다랑어. 참치 같은 중온성 어류는 체온을 바닷물보다 높게 유지해 빠르게 헤엄칠 수 있지만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크고 과열 위험도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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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나 백상아리처럼 해수 온도보다 체온을 높게 유지하는 물고기는 일반 어류보다 에너지를 약 4배 많이 쓴다. 여기에 몸집이 클수록 과열 위험도 커져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니컬러스 페인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더블린 교수 연구팀은 물고기의 체온 유지 전략에 따른 에너지 소비와 과열 위험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6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참치는 잡자마자 얼리지 않으면 체온 때문에 상온에서 변색될 정도로 몸체가 따뜻한 어류다. 참치, 백상아리, 청새치처럼 체온을 해수 온도보다 높게 유지하는 어류를 ‘중온성 어류’라 부른다. 중온성 어류는 전체 어류의 0.1%도 안 된다. 혈관 속 열교환 구조 덕분에 더 빠르게 헤엄치고 더 멀리 이동할 수 있지만 그만큼 에너지를 얼마나 더 쓰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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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중온성 어류는 같은 체온 조건에서 비교했을 때 일반 어류보다 에너지를 약 4배 많이 썼다. 몸집이 크든 작든 차이는 같았다. 빠르게 헤엄치기 위해 몸을 덥히는 대가로 그만큼 먹이를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몸집이 커질수록 드러났다. 큰 물고기는 열을 많이 만들지만 몸 밖으로 내보내는 속도는 빠르지 않다. 때문에 해수 온도가 일정 선을 넘으면 체온을 스스로 식힐 수 없는 ‘과열 한계’가 있다. 2t 무게의 고래상어 같은 일반 어류는 과열 한계가 약 27도지만 500kg 무게의 중온성 어류는 20도, 1t 무게의 중온성 어류는 17도까지 낮아진다.
한계 온도를 넘기면 물고기는 느리게 헤엄쳐 열을 덜 만들거나 차가운 깊은 바다로 내려가야 한다. 참다랑어는 수온이 한계에 가까워지면 혈류를 바꿔 열을 더 많이 내보내면서 동시에 깊이 잠수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중온성 어류가 적도보다 고위도 바다에 많이 사는 이유도 과열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과열 한계가 낮은 중온성 대형 어류는 지금 사는 바다가 너무 뜨거워져 살 수 없게 된다. 연구팀이 미래 수온 전망을 적용한 결과 중온성 어류가 체온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바다가 극지방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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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우 동아사이언스 기자 jjw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