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정부 사용자성 법적 보완 필요” 하청노조 교섭요구 42%가 공공부문 중노위원장 “사용자성 인정돼도 임금인상-직고용 의무는 없어”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과 관련해 정부의 사용자성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적 보완을 시사한 것은 최근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공공 부문을 상대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쏟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부는 “개별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며 스스로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법 해석지침을 내놨지만 최근 국세청을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 부문의 사용자성이 잇따라 인정되자 수정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날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이 대부분 인정되는 것을 두고 “사용자성이 인정됐다고 임금을 올려주거나 직접 고용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경영계가 염려하는 수준으로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부처·공기관이 ‘진짜 사장’” 판단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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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조가 ‘진짜 사장’이라고 지목한 대상은 정부 부처, 지자체 등을 가리지 않는다. 정부 부처에서 시설관리직 등으로 일하는 공무직 근로자들은 기획처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예산을 짜는 기획처가 공무직 임금 인상률과 수당 등을 결정한다는 이유에서다. 돌봄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돌봄공동교섭단이 복지부, 교육부 등과 공공기관 57곳에 교섭을 요구한 결과 정부는 노정 협의체를 꾸려 처우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공공이 ‘원청 사용자’라는 판단도 잇따르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자문기구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는 8일 국세청에 대해 콜센터 하청 노조의 사용자라고 결론 내렸다. 중앙부처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첫 사례다. 노동위 판단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한국노총, 민노총, 그 외 노조 등 하청 노조 3곳과 ‘쪼개기’ 교섭을 해야 한다.
김 총리가 공공 부문의 사용자성 제한 필요성을 시사한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이를 두고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이 얼마나 졸속이었는지 사실상 인정한 꼴”이라며 “정부는 보완 입법으로 사용자성 논란에서 빠져나가고 민간 기업은 계속 불확실한 진흙탕에서 이전투구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용자성 인정돼도 임금 인상 의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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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대다수 원청 사용자들이 교섭 자체를 회피하는 것에 대해 “사용자성을 인정해 노조와 대화하면 임금(인상)이나 직접 고용까지 엮일까 하는 생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노동계도 과한 주장이 많다”며 “과한 주장은 축소하고 원청 사용자가 (노동위 판정에) 불편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청 노조가 한국노총, 민노총 소속으로 나뉘어 있더라도 무조건 원청 기업과 따로 교섭을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노동위는 포스코에 대해선 3개 하청 노조와 각각 교섭하라고 했지만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CLS에는 양대 노총이 함께 교섭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사안별로 판단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쿠팡은 주된 쟁점인 야간 노동에 대한 역사가 길지 않아 같이 교섭해 보라는 게 지방노동위 입장”이라고 말했다.
노동위에 접수된 노란봉투법 판단은 294건이다. 박 위원장은 “본격적인 쟁점은 앞으로 나올 것”이라며 “다음 주나 다다음 주부터 사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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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