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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서 일하지 마라”…퇴사 수년 뒤 고소장이 날아왔다, 무슨 일?

입력 | 2026-04-13 10:15:00

게티이미지뱅크


헬스트레이너, 헤어디자이너, 학원강사 등 고객 기반이 중요한 직종을 중심으로 퇴직 후 인근 업체로 이직했다가 경업금지 위반이나 배임 혐의로 분쟁에 휘말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계약 당시 충분한 설명이 있었는지, 조항이 실제로 유효한지 여부를 둘러싼 갈등도 반복되는 양상이다.

헬스트레이너 A 씨의 사례도 유사한 분쟁이다. 개인 사정상 헬스클럽을 퇴사한 A 씨는 이후 인근 다른 헬스장에서 근무했다가 고소를 당했다. 고소는 퇴사 이후 수 년이 지난 시점에 제기된 것으로, 뒤늦게 분쟁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체 측은 A 씨가 일정 반경 내 동종업에 종사하지 않기로 한 약정을 위반하고, 기존 회원 이탈 등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근무 당시 운영하던 SNS 활동을 퇴직 이후에도 한 점을 문제 삼으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A 씨는 약정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퇴직금을 받기 위해 서류에 서명했지만, 해당 조항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SNS 운영을 둘러싼 입장도 엇갈린다. 업체 측은 홍보 목적 계정 운영에 대해 별도의 보상이 이뤄졌다고 보는 반면, A 씨는 “트레이너로서 개인 계정을 운영한 것”이라며 “관련 수당을 명시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A 씨는 형사 고소와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 민사 소송이 이어지면서 분쟁이 장기화된 상태다.

이 같은 갈등은 헬스장뿐 아니라 미용업계나 학원업계 등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근무 형태, 보상 구조 등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경업금지 조항 어디까지 인정되나

법률 전문가들은 경업금지 조항의 효력은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한 변호사는 “일정 반경 내 취업을 제한하는 약정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 역시 “경업금지 조항이 존재하더라도 기간, 지역, 직종 제한의 범위가 과도할 경우 무효로 판단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임죄 성립 여부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근로자가 개인 명의로 운영하던 SNS 계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 자산으로 볼 여지가 크다”면서도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업무 범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노무 전문가 역시 “고용주가 지급해야 할 법정 퇴직금과 연계된 조건으로 경업금지 약정을 체결하는 경우, 그 효력은 엄격하게 판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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