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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마주앉아 직접 담판 중”…‘3자 간접회담’ 예상 엎었다

입력 | 2026-04-11 18:56:00

美 300명-이란 70명 대규모 협상단
협상장 세레나 호텔, 투숙객 다 비워
美 밴스-이란 갈리바프, 직접 대면 협상
이란 언론 “일반 협의 거쳐 세부 논의 중”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나선 JD 밴스 미국 부통령(가운데)이 11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해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왼쪽)과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이슬라마바드=AP/뉴시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11일(현지 시간) ‘세기의 담판’을 위해 종전 협상 장소인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만났다. 당초 파키스탄을 통한 간접 회담도 전망됐지만 양국은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43일 만으로, 1979년 이란 이슬람공화국 수립 이래 양국 사이의 최고위급 대면 협상이다.

이날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협상단은 이슬라마바드에서 만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협상단을 이끄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이란 협상단의 핵심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도 서로 얼굴을 보고 마주앉았다. 중재자 역할을 맡아온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회담에 참석해 미국, 이란, 파키스탄 3국 모두 회담장에 들어갔다.

회담 시작 이후 나온 이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 협상단은 초기 논의와 일반적인 협의를 거쳐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파키스탄 관계자는 AP통신에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회담은 하루로 예정돼 있지만 하루 더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룬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가운데)이 미국과의 회담을 위해 10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해 영접인사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2026.04.11. 이슬라마바드=신화/뉴시스


앞서 미국 협상단은 안보, 보안, 의전, 자문위원회 등 총 300여 명이 이날 도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전용기를 타고 이슬라마바드 인근 누르칸 공군기지에 도착해 파키스탄 고위 관리들의 영접을 받았다.

그는 별도 항공편으로 먼저 도착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회담 장소로 유력한 5성급 호텔 ‘세레나’로 이동했다. 이 호텔은 12일까지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한 상태다. 협상 대표단의 숙소로도 쓰이기 때문에 보안을 이유로 일반 투숙객은 모두 내보냈다고 한다. 주변에는 삼엄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란도 안보와 정치, 법무 분야 전문가 등 70여 명 규모의 협상단을 꾸려 전날 밤 파키스탄에 도착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협상단을 이끄는 갈리바프 의장에게 협상 전권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협상단은 파키스타행 항공기에 미군 오폭으로 숨진 초등생들의 영정 사진을 싣고 왔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 사진들을 바라보는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강경 기조를 예고했다. 항공기에는 숨진 학생들의 가방도 실렸다고 한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10일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항공기 내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어린이들을 추모하고 있다. X


양측은 협상 전부터 신경전을 시작했다.

밴스 부통령은 파키스탄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협상이 긍정적일 것”이라면서도 이란을 향해 ”장난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질세라 갈리바프 의장도 “미국이 협상을 무익한 쇼와 기만 작전에 이용하려 한다면 신에 대한 믿음과 우리 국민의 힘에 의지해 우리의 권리를 실현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또 레바논 내 휴전, 동결된 이란 자산 해제 등을 선행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슬라마바드=AP/뉴시스]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나선 JD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11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04.11.


반면 양국이 대규모 협상단을 꾸려 온 것은 이번에 반드시 협상을 타결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외신에서는 미국이 카타르 등 해외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산의 해제에 합의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백악관은 이를 부인했다.

문제이자 변수는 이스라엘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공격을 자제하라고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하고 주변국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휴전 선언 이후에도 친(親) 이란 세력 헤즈볼라가 있는 레바논을 공격했다. 

[이슬라마바드=AP/뉴시스] 종전 협상에 나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왼쪽)이 11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04.11.


양측은 협상에 앞서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각각 회담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란 협상단이 샤리프 총리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은 파키스탄 측에 레바논 휴전이 ‘기존 요구사항’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백악관은 밴스 부통령과 샤리프 총리가 이날 양자 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도 참석했다.

협상을 중재한 파키스탄은 양국에 건설적으로 협상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양측이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중재국으로서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쟁의 지속적이고 항구적인 해결을 위해 파키스탄이 계속 중재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샤리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 통첩 이후 휴전 성사를 위해 양측과 긴밀히 조율을 벌여왔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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