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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재판소원제가 시행된 이후 약 한 달간 헌법재판소는 세 차례 사전 심사에서 총 358건 중 194건을 심리해 모두 각하했다. 이달 8일까지 접수된 사건 가운데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한 건도 없었다. 대법원과 정치권 일각에서는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사실상 4심제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많았지만, 이런 추세라면 기우(杞憂)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재판소원제는 법원의 확정판결에 대해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는지 헌재가 한 번 더 살펴보는 절차다. 이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더 강화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다만 제도가 오남용될 경우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판결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 많은 국민이 ‘소송 지옥’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반대 이유였다. 또 법에는 재판소원 청구 요건이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거나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했을 때’ 등으로 규정돼 있는데, 헌재가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다수의 판결을 뒤집으려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헌재는 재판소원의 청구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 세 차례의 심사에서 법원의 사실 인정이나 법리 오해, 단순한 재판 불복은 재판소원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소원은 대법 판결의 상급심인 ‘4심’이 아니므로 기준도 다르다는 뜻이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로 유죄가 확정된 장영하 변호사, 유튜버 쯔양에게 돈을 뜯어낸 유튜버 구제역이 낸 재판소원도 이런 이유로 각하했다. 확정판결 이후 30일 이내로 정해진 청구 기간을 지켰는지, 항소·상고 등 법원에서 할 수 있는 절차를 다 밟았는지 등 형식적 요건도 엄밀하게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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