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영등포구 한 건물에 인근에 건립을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를 반대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을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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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건립이 서울 및 수도권에서 주민 민원과 소송 등에 휘말려 표류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와 금천구, 경기 용인 안양 고양 김포 등 수도권 곳곳에서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사업 중단이나 지연,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시설이 ‘기피 시설’로 낙인찍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심각한 손실이다.
수도권에서는 각종 규제로 인허가 과정이 지연되거나 전자파와 소음, 진동, 화재 등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다. 인허가를 내준 지방자치단체가 민원을 의식해 공사를 중단시켜 행정심판을 거쳐 겨우 사업을 재개한 곳도 있다. 지자체와 정치권은 주민과 사업자 사이의 오해를 해소하고 갈등을 중재하기는커녕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수도권 주민들의 불만을 단순히 ‘지역 이기주의’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전력망이 갖춰져 있고 기업, 소비자와 가까운 수도권에 데이터센터 수요가 집중되면서 갈등을 키우는 면이 있다. 2024년 기준 전국 데이터센터 165곳 중 60%인 99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최근에는 주거지역 인근에도 지어지면서 주민과의 마찰이 커지고 있다. 전자파의 무해함 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해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주고, 데이터센터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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