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외국인 지난달 365억 달러 ‘셀 코리아’… 금융위기때보다 많아

입력 | 2026-04-10 00:30:00

중동전쟁 불확실성에 대거 팔아
역대 최대규모 자금 ‘엑소더스’
환율 하루 평균 11.4원 널뛰기
한달새 90원 넘게 오르며 불안




외국인이 지난달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36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에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하루 평균 10원 이상의 변동 폭을 보이며 한 달 새 100원 가까이 올랐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도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지연될 경우 이 같은 외국인 순유출과 환율 불안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외국인, 금융위기보다 자금 더 뺐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서 365억5000만 달러(약 54조3000억 원)를 순유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7월 (89억7000만 달러)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올 2월(77억6000만 달러)과 비교해도 순유출 규모가 4.7배로 확대됐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달 297억8000만 달러를 뺐다. 주식시장에선 올 1월부터 3개월 연속 외국인 자금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지난달 67억7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채권시장 외국인 자금 순유출은 5개월 만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팔자’에 나서면서 지난달 원화 가치는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크게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 변동 폭도 커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4.3% 떨어졌다. 인도네시아(―1.7%)와 인도(―2.5%), 멕시코(―2.7%) 등 다른 주요 20개국(G20) 통화와 비교해도 하락 폭이 유독 컸다.

지난달 하루 평균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11.4원으로 미국의 관세 정책 혼란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던 지난해 4월(9.7원)보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2월 말 1439.7원에서 지난달 말 1530.1원으로 90.4원 뛰었다.

● 종전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도 갈팡질팡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4.33포인트(1.61%) 내린 5,778.01에 마감했다. 전날 코스피에서 1조909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하루 만에 팔자로 돌아서며 845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휴전 합의 이후에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선박 수를 제한하는 등 정세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중동 정세 변화에 따라 코스피에서 ‘팔자’와 ‘사자’를 반복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본격적인 종전 협상을 앞두고 외국인 등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주식시장 순매도 영향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9원 오른 148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유정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 연구원은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환율은 언제든 다시 1500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