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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토에 뒤끝?…WSJ “비협조 국가서 미군 철수 검토”

입력 | 2026-04-09 15:13:00

“스페인·獨 미군기지 아예 폐쇄 거론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2026.01.22. 다보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 중에 미국에 협조적이지 않았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겨냥해 ‘나토 주둔 미군 재배치’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전쟁 발발 뒤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을 위해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나토 회원국들이 거부한 데 따른 보복성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실제 재배치 등의 작업이 진행되면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전쟁 과정 중 미국에 도움을 주지 않은 나토 회원국에 주둔 중인 미군을 이란 전쟁을 강하게 지지한 국가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일부 미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논의됐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하나의 유럽 국가에서 아예 미군 기지 전체를 폐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WSJ는 스페인과 독일 등이 미군 기지 폐쇄 방안이 거론되는 국가라고 2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특히 스페인은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약속을 미국에 하지 않았다. 또 이번 전쟁 기간 중엔 이란 공습 작전에 참여한 미군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않았다. 독일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등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공개적으로 “이란 전쟁은 우리 전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 과정에서 미국을 돕지 않은 유럽에 수 차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1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로이터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1949년 설립 후 77년간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방어를 담당해 온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또 나토를 ‘종이호랑이’라고 비하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30일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 과정에서 나토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은 이번 전쟁이 끝난 뒤 “모든 것을 ‘재검토(re-examine)’할 것”이라며 나토 주둔 미군 재배치 가능성을 거론했다.

미국은 현재 약 8만4000명의 병력을 유럽에 주둔시키고 있다. 유럽 내 미군 기지는 전 세계 미군 작전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주둔 미군이 지출하는 비용 등을 통해 주둔국 경제에도 이익을 제공한다. 특히 동유럽에 위치한 주요 기지는 러시아에 대한 억지 역할도 수행한다.

이날 WSJ 보도에서는 한국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도 ‘안보 청구서’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등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을 요청했지만 지원을 받진 못했다. 그는 최근에도 한국과 일본 등이 “동맹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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