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와 정신적 피해까지 배상” 판결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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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는 과정에서 커터칼로 상대의 차량을 난도질 한 가해자가 재산상 손해는 물론 정신적 손해까지 별도로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연인 사이였던 A 씨와 B 씨는 이별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다. B 씨는 A 씨가 자신과의 교제 사실을 가족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보복을 결심했다.
B 씨는 2024년 12월 새벽 3시경, A 씨의 주거지 인근을 찾아가 커터칼로 A 씨 차량의 타이어를 절단하고 차량 전면부터 후면까지 훼손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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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CTV 설치 고민할 정도로 심리적 불안
이 사건의 쟁점은 재물손괴 사건에서 위자료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일반적으로 재물손괴는 수리비 등 재산적 손해배상만으로 피해가 회복된다고 보아 위자료는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공단은 이 사건을 단순한 차량 훼손 사건이 아니라, 이별 과정에서 보복적 성격이 강한 위협적·계획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새벽 시간 피해자의 주거지 인근에서 발생해 A 씨가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A 씨는 범행 이후 주차 장소를 변경하거나 CCTV 설치를 고려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심리적 위축과 불안을 겪었기에, 단순한 재산적 침해를 넘어 정신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범행의 동기와 수법,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리비와 별도로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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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김기범 공익법무관은 “이 사건은 최근 사회적 문제인 교제폭력이 신체적 가해뿐만 아니라 재산 훼손이나 위협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정신적 손해를 독립적으로 평가해 위자료를 인정한 의미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한 “재물손괴 사건에서 통상 제한적으로 인정되던 위자료 판단 기준을 넘어, 구체적 사정에 따라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 참고할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공단은 앞으로도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음을 적극 안내하고,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상담 및 소송지원 등 종합적인 법률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