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가 2025년 뉴욕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최근 “AI 시대엔 신경다양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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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미래가 있는 사람은 사실상 두 부류뿐이다. 하나는 직업 훈련을 받은 사람, 다른 하나는 신경다양인이다.”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카프(Alex Karp)가 최근 미국의 테크 미디어 TBPN 방송에서 한 말이다. 그는 “미래가 보장되는 사람은 두 부류”라고 지목했다.
카프 CEO가 말한 첫 번째 부류는 전기기사, 배관공 등 숙련된 기술 인력이다. 두 번째 부류인 신경다양인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자폐 스펙트럼, 난독증 등 뇌의 작동 방식이 전형적이지 않은 사람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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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평균적인 정답을 도출하는 데 강점을 갖지만, 난독증이나 ADHD를 가진 사람들은 비정형적인 사고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프 CEO는 자신이 심한 난독증을 겪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과거 뉴욕타임스 딜북 서밋에서 “나는 글을 순서대로 읽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대신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패턴을 본다”고 말했다. 이어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가 독특한 이유는 내가 정해진 방식으로 사고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회사의 주요 행사와 주주 서한 등을 통해 ‘규격에 맞지 않는 뇌’의 가치를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팔란티어는 지난해 ‘신경다양인 펠로십’을 신설했고, 카프가 직접 면접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연구가 주목한 ‘다른 사고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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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ADHD, 난독증 성향을 가진 직원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문서 작성과 일정 관리 부담을 줄였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사용 이후 업무 불안이 줄었다는 응답은 68%,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응답은 71%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에서는 ADHD 성향 집단이 여러 가능성을 동시에 탐색하는 ‘확산적 사고’ 과제에서 더 높은 성과를 보였다.
● 개인차 큰 ADHD…일괄적 해석은 어려워
다만 ADHD를 ‘유리한 특성’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 실행 기능 저하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신경발달 특성이다. 같은 진단이라도 업무 수행 능력과 어려움의 정도는 개인마다 크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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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앞으로 어떤 능력이 중요해지느냐에 가깝다.
AI가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흐름 속에서, 문제를 다르게 보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카프의 발언 역시 정형화되지 않은 사고 방식의 가치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