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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욕 해봐” 질문에 얼어버린 수상한 지원자…北 요원?

입력 | 2026-04-07 12:29:00


암호화폐 관련 조사 및 기고를 하는 T 씨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한 IT 요원으로 의심되는 지원자를 “김정은 욕해보라”는 면접 질문으로 필터링한 사례를 소개했다. 사진=X 갈무리

글로벌 IT 업계에서 위조 신분을 이용해 경력을 쌓고 주요 기술 기업에 취업하는 북한 IT 요원들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채용 현장에서 이들을 가려내기 위해 북한 체제에 대한 사상적 제약을 역이용한 검증법도 공유됐다.

암호화폐 관련 조사 및 기고를 하는 T 씨는 지난 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한 IT 요원으로 의심되는 지원자를 “김정은 욕해보라”는 면접 질문으로 필터링한 사례를 소개했다.

T 씨가 공개한 화상 면접 영상에 등장한 지원자는 다른 질문에 능숙하게 대답해다가 김정은 비판 요청에 유독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면접관은 “‘김정은 바보’라고 말해 줄 수 있나? 아니면 다른 욕 아무거나 한 마디만 해달라”, “정치적인 게 아니다. 북한 요원을 걸러내기 위한 아주 간단한 테스트”라며 재차 요청했지만 지원자는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말 없이 화상 면접을 종료했다.

사진= 유튜브 60 Minutes Australia 갈무리

지난달 호주 60 Minutes Australia 보도에서도 면접 지원자에게 “김정은을 아느냐”고 묻는 장면이 공개됐다.

제작진은 IT 채용 담당자로 위장하여 실제 북한 IT 요원으로 파악된 인물과 화상 면접을 진행했다. 지원자는 자신이 뉴욕대를 졸업해 실리콘밸리에 거주 중이라고 밝혔지만, 대본을 읽는 것처럼 어색한 말투와 뉴욕 지리 등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원자는 “김정은을 아느냐”는 질문에 “전혀 모른다”고 답했는데 제작진은 유명 인물인 김정은을 전혀 모른다고 답한 것이 사상적 제약으로 인한 허점이라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스타트업 g8keep 설립자 해리슨 레지오도 지난해 포춘 보도를 통해 면접 전 후보자에게 “김정은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해보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 지원자는 이 같은 요청에 욕설로 답한 뒤 모든 소셜 미디어를 차단하고 사라졌다. 그는 구인 광고에 지원하는 이력서의 95%가 신분을 위조한 북한 IT 요원이라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민간 보안 전문가들과 개발자 커뮤니티는 북한 IT 요원 식별을 위한 실전 대응 가이드를 배포하며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Web3 보안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 보안 연맹 씰(SEAL)도 ‘북한 IT 요원 대응 프레임워크’라는 실무 보안 지침서를 공동 구축하고 있다. 실사례와 함께 깃허브나 링크드인 활동 내역, 화상 면접 대응 방식 확인, 지리/언어적 지식 및 여러 기술적 검증 방법을 제시한다.

한편 지난해 포춘, 이코노믹타임스 등은 수 천 명의 북한 IT 요원이 이미 위조 신분으로 포춘 500대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보도했다. 이들이 취득한 급여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불법 송금돼 무기 개발 자금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도 꾸준하다. 미국 당국은 이 같은 방식을 통해 2018년부터 매년 수억 달러의 자금이 김정은 정권에 유입된 것으로 추산한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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