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발품 팔아 숨은 정보 찾고, 역발상으로 확증편향 버려야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뉴스1
투자 불확실성 헤쳐 나갈 ‘럼즈펠드 매트릭스’
조영광 제공
① 역세권·학군 입지에 트렌드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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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확실한 정보를 대하는 부동산 투자자의 바람직한 자세는 ‘정보 더하기’ 전략을 잘 마련하는 것이다. 입지 정보에서 더하기 전략의 경우 원칙은 물론 트렌드까지 민감하게 파악하는 게 관건이다. 수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입지 판단의 중요 원칙은 역세권과 학군이다. 입지 트렌드는 내 집 마련을 꿈꾸며 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세대나 코로나19 사태 같은 예측 불가능한 대형사건, 교통이나 인공지능(AI) 등 기술 진보로 일어난다. 가령 최근 젊은 세대가 슬세권(슬리퍼로 이동할 만큼 가까운 생활권), 몰세권(쇼핑몰 생활권) 등 도심 편의 시설을 중시하는 풍조는 부동산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공세권(공원 생활권)이 주목받았고, 철도 기술 발달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생활권이 부상했다. 부동산 입지의 기본 원칙을 의사결정 중심에 두되, 시장 신규 진입 세대와 대형사건, 기술 진보 등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포착한다면 추가적인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시장 데이터의 더하기 전략은 무작정 많은 데이터를 보는 게 아니다. 의사결정 목적에 맞는 데이터를 선별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핵심이다. 상당수 부동산 관련 뉴스는 데이터 일부분을 자극적으로 확대하거나 심지어 왜곡하기도 한다. 왜곡과 편향에서 비롯되는 오류를 피하려면 장기적·균형적 관점에서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을 판단해야 한다.
법령정보에서 더하기 전략은 필요한 법령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것이다.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관심 있다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분양시장에 관심 있다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임대시장을 알고 싶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공부하고 변경 내용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지금 같은 부동산 규제 국면에선 소득세법, 지방세법 등 세법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현장에서 학원가 공실률과 ‘올다무’ 개점 체크
② 부동산정책 및 시장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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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인지된 불확실성을 대할 때는 꼼꼼한 분석이 필수다. 예를 들어 다주택자 규제가 시행된다고 하면 그 대상자가 얼마나 많고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예측해보는 것이다. 2024년 기준 다주택자 비중은 15%에 불과하지만, 다주택자 중에서도 상위 20%가 전체 자산의 78%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규제 효과는 상당할 것임을 알 수 있다.
③ ‘숨겨진 보석’ 정보, 뺄셈이 관건
세 번째로 살펴볼 것은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인지하지 못하는 숨겨진 보석 같은 정보다. 지리적 재화인 부동산 특성상 수치나 기록을 넘어 현장에서만 체득할 수 있는 암묵지가 있다. 시장에 팽배한 과잉 심리에 가려진 본질적 가치나 고정관념에 반대되는 데이터, 지역 토박이 사이에서 공유되는 정보 등이 해당된다.
예를 들어 부동산 심리를 대변하는 주택 거래량이 역대 최고 혹은 반대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 시장 ‘온도’는 과대평가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선 부동산 입지와 상품성 같은 본질적 가치를 냉철하게 판단하는 눈이 흐려지기 십상이다. “한국 인구가 감소하면서 부동산도 퇴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은 와중에 최근 2년간 출산과 혼인이 늘어났다는 통계는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예고한다. 현장을 직접 찾아야 알 수 있는 소식도 부동산 투자에 중요한 참고가 된다. 동네마다 학원가에 공실이 늘진 않았는지,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올다무’(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신규 입점이 있는지 여부 등 소소하지만 알짜 정보가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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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블랙스완, 피해 최소화에 초점
마지막 유형은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우리가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정보’, 즉 ‘블랙스완’이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네이트 실버가 “우리가 질문하거나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사건”이 있다며 예로 든 9·11 테러 등이 해당된다. 한국 부동산시장에 대입하면 서울 강남이 흔들렸던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사태가 블랙스완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ETF·리츠로 충격 완화 가능
이 정도 대형 악재가 터지면 누구나 자산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다만 평상시 치밀하게 준비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블랙스완 같은 사태는 정확한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겸손한 대응’이 현실적 방안이다. 여기서 필요한 게 자산을 시공간적으로 나누는 전략이다. 부동산이 한 지역이나 단일 상품에 몰려 있으면 위기 상황에서 직격탄을 맞게 된다. 따라서 지역과 상품이 쏠리지 않도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자산과 관련된 타임라인에도 분할 전략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납부 기간을 최대한 여유 있게 설정함으로써 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나 부동산 상장지수펀드(ETF) 등 적립식 분산투자를 활용하면 시장에 큰 충격이 와도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533호에 실렸습니다》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johns1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