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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기술력 그대로 계승… 함정부터 잠수함까지 ‘더 은밀하게’[글로벌 포커스]

입력 | 2026-04-04 01:40:00

미국-이란 전쟁으로 본 스텔스기 개발史
바다서도 계속되는 스텔스함 경쟁… 록히드마틴-사브 등 잇따라 개발
음파로 적 찾는 신호도 회피 가능… ‘최종목표’ 핵잠 보유 경쟁도 가속



미국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스텔스 함정 ‘시 섀도(Sea Shadow)’. 이 회사가 1970년대 개발한 스텔스 폭격기 F-117의 설계 노하우를 적용해 만든 배다. 록히드마틴 제공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하늘의 유령’인 스텔스 비행기를 1970년대부터 만들어 내던 글로벌 방산 강국이 ‘스텔스 전함’이라고 만들지 못할 리 없다. 세계 최초의 스텔스기가 만들어지던 때부터 이들 방산기업은 스텔스 전함과 잠수함도 함께 연구해 왔다.

록히드마틴은 ‘각진 비행기’ F-117의 설계 기술을 스텔스 함선에도 적용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스텔스 함선이 ‘시 섀도(Sea shadow)’다. 삼각형 모양의 평평한 판들을 이어 붙인 모습이 F-117과 매우 유사한 모양이다.

통상 바다 위의 배가 적에게 감지되지 않으려면 음파를 발산해 위치를 추적하는 ‘소나’ 신호도 피해야 한다. F-117의 스텔스 설계 기술은 음파에도 완벽하게 적용됐다. ‘시 섀도’의 모형을 음파 탐지기 실험실에서 테스트한 결과 일반적인 배보다 음파 반사율이 1000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F-117만큼이나 독특하게 생긴 이 배는 실전에 투입된 적은 없지만 현대 스텔스 함선의 ‘조상’ 격이 됐다. 현재의 미국 스텔스 구축함인 줌월트급 구축함 등에도 당시의 설계 이론이 아직 적용되고 있다.

특히 비행기보다 공기역학에 덜 민감한 함선 특성상 각진 구조는 최근의 스텔스 함정 연구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스웨덴 방산기업 ‘사브(Saab)’가 설계한 ‘비스비급 초계함(Visby-Klass Korvett)’이 대표적이다. 곡선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삼각형 외판이 배를 뒤덮었다. 스텔스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함포도 배 안으로 숨겼다가 운용할 때만 꺼내 쏠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 열추적을 피하기 위해 엔진 배기가스도 차가운 공기와 섞어 온도를 낮춰 배출하는 기술 등이 적용됐다.

적의 감시를 피하는 ‘해양 스텔스’의 종착점은 잠수함이다. 다만 잠수함은 엔진을 돌리기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 주기로 수면 위로 부상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수면 아래서는 공기가 없어 잠수함 엔진을 가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 잠수함은 대부분 수면에서 엔진을 가동해 배터리를 충전한 후 물밑에서는 이 배터리로 모터를 돌린다. 수면 위로 올라오면 열, 소리, 시야 등 모든 면에서 정찰 수단에 노출될 수 있다.

세계 각국이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핵잠수함은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아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해저 운용 기간이 극단적으로 길다. 승조원들의 식수도 남아도는 전기로 바닷물을 담수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잠수함 연료 공급을 허락해 달라”고 전격 요청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핵잠수함 건조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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