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리얼돌’ 수입 막은 세관…대법 “형상만으로 성 풍속 해친다 단정 안 돼”

입력 | 2026-04-03 12:13:56

수입사, 수입보류처분 취소소송…1·2심 ‘처분 취소’, 대법도 상고기각
“통관 단계서 형상만으로 풍속 해치는지 판단하는 건 참작 요소 고려하지 않은 것”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뉴스1 


여성의 전신과 비슷한 모양을 본뜬 인형에 대해 사용 주체와 용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입 통관 보류한 세관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A 사가 김포공항세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수입통관보류처분 취소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 사는 2020년 3월 여성 전신과 비슷한 모양의 인형들을 수입하기 위해 수입신고를 했다.

김포공항세관은 2020년 4월과 5월 성인용품 통관심사위원회 심사 결과에 따라 해당 물품의 통관을 보류했고, 이를 A 사에게 통지했다. 세관은 통관 보류 처분의 사유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해 성 풍속을 해친다”는 이유를 들었다.

관세법 제234조는 헌법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풍속을 해치는 서적·간행물·도화, 영화·음반·비디오물·조각물 또는 그밖에 이에 준하는 물품에 대해 수출하거나 수입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또한 237조에서는 국민 보건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세관이 해당 물품에 대해 통관을 보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불복한 A 사는 관세청장에게 통관 보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심사청구를 제기했으나 기각당했다.

1심은 A 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1심은 해당 물품을 사용하는 공간과 주변 환경, 사용 주체, 용도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형상만을 기준으로 성 풍속을 해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아 세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이 사건 물품이 사람(여성)의 전신 형상과 흡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음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세관의 처분이 이뤄진 통관 단계에서는 해당 물품의 사용 목적, 장소, 환경 등이 고정돼 있지 않다”며 “사용 목적에 따라 성 기구로 사용되더라도 성인의 사적 공간으로 제한되는 경우 등에는 법률상 허용될 수 있어 수입통관 단계에서 물품의 형상만을 기준으로 풍속을 해치는지 여부를 정하는 것은 참작해야 할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내리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2심도 “이 사건 물품이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세관의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거나 판단의 여지를 벗어나 위법하다”며 세관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서울=뉴스1)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