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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기기, 엑스리얼 1S 공개 “안경 착용자 배려 부족은 여전해”

입력 | 2026-04-01 18:51:32



엑스리얼(XREAL)이 증강현실 대중화를 목표로 엑스리얼 1S를 공개했다 / 출처=IT동아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현실 공간 위에 디지털 정보를 덧씌우는 기술이다.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이 현실과 단절된 채 가상의 세계에 몰입하는 방식이라면, 증강현실은 공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위에 이미지·텍스트·영상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추가한다. 현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하는 셈이다.

증강현실은 게임·콘텐츠·교육·디자인·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쓰인다. 빅테크도 차세대 먹거리로 증강현실을 지목했다. 메타·애플·삼성전자·구글 등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증강현실 스마트글래스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술과 패션을 결합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을 정도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HSBC 글로벌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글래스 착용자는 2025년 기준 1500만 명으로 평가된다. 이후 사용자는 꾸준히 증가해 2035년에는 약 2억 8900만 명이 스마트글래스를 쓸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글래스 관련 시장 규모도 2040년에는 2000억 달러(약 301조 32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소비자용 증강현실 글래스 시장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하나는 카메라와 마이크, AI 음성 어시스턴트를 결합해 일반 안경처럼 쓸 수 있는 형태다. 다른 하나는 안경에 영상 출력 장치를 달아 개인 영화관·모니터 등으로 활용하는 형태다. 한쪽은 일상의 자연스러운 확장을, 다른 한쪽은 몰입형 시각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다.

2026년 4월 1일, 증강현실 장비 제조사 엑스리얼(XREAL)이 공개한 엑스리얼 1S는 몰입형 시각 경험에 집중한 증강현실 글래스다. 이번 제품은 기존 엑스리얼 제품의 아쉬운 요소로 꼽힌 멀미 현상과 화면 움직임 등을 개선하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안해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뒀다.

양영화 엑스리얼 코리아 매니저 / 출처=IT동아



양영화 엑스리얼 코리아 매니저는 “엑스리얼 1S는 소비자 요구사항인 멀미 현상과 생생한 공간경험에 집중했다. 증강현실은 더 이상 화면이 아닌, 공간 그 자체다. 엑스리얼은 공간 컴퓨팅 시대를 선도하며 일상 속 새로운 경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 같은데 선명한 영상이 눈 앞에?

엑스리얼 1S의 차별점은 흔들림 적은 화면과 선명도다. 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엑스리얼은 자체 개발한 연산장치와 고해상도·고주사율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먼저 자체 연산장치다. 엑스리얼은 X1이라는 전용 연산장치를 엑스리얼 1S에 적용했다. (원문 “엑스리얼 S1”은 “엑스리얼 1S”의 오기로 보여 수정) 상위 기종인 엑스리얼 프로(Pro)와 원(One)에 쓴 칩과 같다. 따라서 어떤 장치에 연결해도 자연스러운 영상을 출력한다.

증강현실 기기, 엑스리얼 1S / 출처=IT동아



일반적인 증강현실 글래스는 화면 처리 기능을 스마트폰이나 별도 외부 기기에 위임하는 구조다. 연결 기기가 추가 연산을 담당하니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기기에 따라 성능도 들쑥날쑥했다. 엑스리얼 X1 칩은 이 구조를 바꿨다. 기존 방식이 6개 데이터 처리 노드와 5개 전송 경로를 거쳤다면, X1 칩은 이를 3개 신호 처리 노드와 2개 전송 경로로 압축해 데이터 전달 경로를 대폭 단축했다. 전용 연산장치 덕분에 화면 반응 지연은 3ms(1/3000초) 수준으로 줄었다.

화면 주사율도 상위 기종과 동일한 120Hz(초당 120회 화면 갱신)다. 엑스리얼이 개발한 프레임 생성 및 라인별 이미지 보정 기술로 부드러운 화면을 제공한다. 화면 끊김이 없으니 눈의 피로를 최소화하는 시각 경험이 가능하다.

엑스리얼 X1 칩은 2D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즉시 3D 입체 영상으로 전환하는 기술도 갖췄다. 이 기능은 특정 앱이나 DRM 방식에 종속되지 않아 유튜브, OTT, 게임 등 모든 콘텐츠에 적용 가능하다는 게 엑스리얼 코리아 측 설명이다. 다만 직접 경험해 보니 모든 2D 콘텐츠가 3D로 변환되는 것은 아니었다. 엑스리얼 코리아 관계자는 “게임이나 3D 콘텐츠는 표현에 문제가 없으나 순수 2D 콘텐츠 중 일부는 3D 변환이 매끄럽지 않은 점도 있다. 점차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리얼 1S의 후면부. 상단에서 화면을 출력해 전면 렌즈로 투영하는 방식이다 / 출처=IT동아



엑스리얼 1S는 사용자 머리의 회전 방향을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네이티브 3DoF(3 Degrees of Freedom, 3축 자유도)를 구현했다. 이 기술은 고개를 돌려도 화면이 자연스레 따라오거나 고정된 위치에 머무는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데 쓰인다. 액세서리인 엑스리얼 아이 카메라를 연결하면 6DoF(6축 자유도) 추적도 지원돼, 사용자가 실내를 이동하는 동안에도 디지털 콘텐츠가 공간에 안정적으로 고정된다.

조작성은 간단하다. OSD(On-Screen Display) 메뉴를 통해 화면 밝기·크기·표시 모드·전자 변색 농도·3D 전환·주사율까지 글래스 자체에서 직접 조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꺼내거나 별도 앱을 실행할 필요 없이, 안경테의 버튼만으로 핵심 설정을 바꿀 수 있다. 화면 고정·추적 선택 외에 렌즈·화면 밝기, 음량 등의 설정을 지원한다.

상단에 0.68인치 면적의 마이크로-OLED 패널을 달았다 / 출처=IT동아



화면 품질은 엑스리얼 1S의 또 다른 강점이다. 소니 0.68인치 마이크로-유기발광다이오드(Micro-OLED) 패널을 적용해 1200p 해상도(1920×1200)와 700니트 밝기를 지원한다. 시야각은 52도로 화면이 자연스레 눈앞에 펼쳐질 정도다. 사용자 성향에 따라 화면비를 16:10·21:9·32:9 등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시각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청각이다. 엑스리얼 1S는 보스(BOSE)와 협업한 공간 오디오 기능(Spatial Sound 4.0)을 탑재했다. 오픈이어 스피커 설계에 맞춘 알고리듬을 반영했고, 4개의 어레이 마이크와 업링크 노이즈 캔슬링(환경소음제거)으로 통화 음질도 끌어올렸다.

무게는 82g으로 엑스리얼 원보다 가볍다. 유연한 재질의 다리와 얼굴 형태에 맞춰 조절되는 힌지로 다양한 얼굴형에 대응한다.

“안경 착용자에게는 지옥” 실제 써보니 애매함만 한가득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 본 엑스리얼 1S는 애매함만 가득했다. 기자는 시력(좌 0.1·우 0.1)이 좋지 않아 안경을 늘 사용한다. 문제는 안경을 쓴 상태로 엑스리얼 1S를 착용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안경 렌즈와 증강현실 글래스 간 거리가 멀어지면서 화면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안경을 벗고 엑스리얼 1S를 착용하면 디옵터(굴절력) 조절이 불가능해 화면이 뿌옇게 보인다.

엑스리얼 1S를 착용한 모습. 안경 착용자가 기기를 쓰면 고정되지 않는 구조다 / 출처=IT동아



안경 착용자를 배려해 가상현실·증강현실 장비 제조사들은 렌즈 어댑터나 안경 위에 고정하는 클립 등을 고안하곤 한다. 엑스리얼 코리아 측에 안경 착용자 관련 대책을 물으니 엑스리얼 1S는 렌즈 어댑터를 별도 구매하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렌즈 어댑터는 엑스리얼 1S 안경 프레임 중앙에 연결하는 보조 장비다. 안경 때문에 착용이 불편한 사용자는 렌즈 어댑터를 구매한 뒤 안경점을 방문해 렌즈를 가공·장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엑스리얼 홈페이지나 판매처 어디에서도 렌즈 어댑터 구매 방법을 확인할 수 없었다. 사용자 카페를 통해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는 입장이지만, 불편함은 피하기 어렵다. 처음부터 제품 패키지에 포함됐더라면 모두가 만족하지 않았을까.

아쉬운 조건이지만 안경 위에 엑스리얼 1S를 올려놓고 사용해 보니 화질 자체는 뛰어났다. 화면 떨림도 없고 화면 전환도 자연스럽다. 주변에 사물이나 사람이 인식되면 편광 필터가 해제되는 기능은 인상적이다.

조작 구조는 단순하다 / 출처=IT동아



연결은 USB-C 단자를 활용한다. 구형 애플 기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USB-C를 채택하고 있어 연결에 어려움은 없다. 다만 전용 연산장치를 내장한 탓인지 기기 배터리 소모가 의외로 빠른 편이었다. 편광과 화면 밝기를 최대로 설정하고 화면 고정 기능을 켠 채로 게임을 실행하니 스팀덱 배터리가 2분마다 1%씩 줄어들었다.

모든 기기가 엑스리얼 1S와 완벽히 호환되는 것도 아니다. 닌텐도 스위치 같은 콘솔 게임기는 엑스리얼 허브라는 액세서리를 별도로 연결해야 한다. 엑스리얼 장치 연결과 충전을 동시에 지원하는 장비다. 스팀덱, ROG 엘라이 등 UMPC는 일반 연결만으로 화면 출력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은 기종에 따라 호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엑스리얼 홈페이지에는 호환성 목록이 제공되지 않는다.

증강현실의 대중화가 목표, 가능할까?

엑스리얼 코리아는 이번 발표회에서 국내 증강현실 대중화를 언급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현지화와 마케팅 강화에 나선다. 증강현실이 아직 생소한 기술인 만큼 팝업 스토어, 온라인 체험 행사 등을 통해 엑스리얼 브랜드와 장비의 차별점을 알릴 계획이다. 양영화 매니저는 “한국 사용자 환경에 맞춘 고객 지원 체계와 사용 가이드를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다. 제품 판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경험을 완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대표적인 과제가 안경 착용자(저시력자)에 대한 배려다. 디옵터 조절을 지원하거나, 보다 간편한 방법으로 선명한 화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용 콘텐츠의 부재도 숙제다. 대부분 외부 모니터로서의 활용성을 강조할 뿐, 엑스리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없다. 단독 실행이 불가능한 기기의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 엑스리얼이 이 모든 과제를 해결하고 국내 증강현실 대중화라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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