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2026.3.25 ⓒ 뉴스1
헌재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3인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는 이날 평의를 열고 전날까지 접수된 256건 중 48건의 재판소원 사건을 심사해 모두 각하 결정을 내렸다. ‘1호 사건’으로 접수된 시리아 난민 강제퇴거명령 취소 사건의 경우 청구 기간을 넘기고 청구 사유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대법원 판결이 1월 8일에 선고됐는데 재판소원은 3월 12일에 제기돼 ‘판결 확정 30일 이내’로 규정된 청구 기간이 지났다는 것. “‘안전하지 않은 제3국’으로 송환이 가능하도록 한 강제퇴거 명령 처분은 위법”이라는 청구인 측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 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48건의 각하 사유로는 헌재법에서 명시한 ‘명백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 경우’ 등 청구 사유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청구 기간을 넘긴 경우는 11건이었다.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재판소원을 내 보충성 요건을 지키지 않은 1건, 기타 부적법 7건 등이었다. 이 중 5건은 각하 사유가 중복됐다.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수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징역 3년형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청구한 사건은 이번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헌재는 “위헌인 법률을 적용해 판결했다”며 제기된 재판소원에 대해서도 “헌재가 위헌으로 선언하기 전까지는 모든 법률은 합헌으로 인정되어 법원에서도 그 적용을 거부할 수 없다”며 각하했다. 법률의 위헌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재판소원이 아니라 별도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이나 헌법소원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두 차례에 걸친 사전 심사 결과에 비춰볼 때 앞으로도 단순히 재판 결과에 대한 불복은 대부분 각하될 가능서이 있다. 헌재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 헌법 위반이나 기본권 침해 등 문제가 있었다면 판결문 외에도 이를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되면 헌재 지정재판부는 사전심사에 착수해 법적 요건 등을 따져 30일 이내에 각하 결정을 내리거나 재판관 9인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재판부로 회부한다. 지난달 12일 재판소원제가 시행된 이후 본안 심리를 위해 회부된 사건은 아직 한 건도 없다. 헌재는 6월까지 이뤄지는 재판소원 사건에 대한 지정재판부 결정을 모두 헌재 홈페이지에 공시할 예정이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