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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집값 상승 정책 만든 공직자들, 투기까지 하면 제재 마땅”

입력 | 2026-03-23 04:30:00

다주택 공직자 부동산 업무 배제
“수많은 이를 집없는 달팽이 만들어… 정책에 0.1% 결함도 있어선 안돼”
靑 참모 다주택 10여명, 일부 매각… 관계 부처까지 인사 자료 활용될듯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3.18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부동산 공화국 탈출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 과제이고, 부동산이나 주택 정책에서는 단 0.1%의 결함이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다주택·비거주 고가주택·부동산 과다 보유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 라인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부동산 주택 정책 담당자의 주택 등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 중이며, 조사 후 관련 업무 배제 조치를 할 것”이라며 “대통령 지시는 각 부처에 내각을 통해 전달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야당과 시민단체의 청와대 참모나 공직자가 보유한 다주택부터 정리하라는 요구에 “시켜서 억지로 파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이번엔 업무 배제 조치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강도 높은 부동산 개혁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남 고가 주택이나 다주택을 보유한 공직자가 부동산 정책을 좌우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구심과 이해 충돌 소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 李 “다주택 공직자 부동산 정책 과정서 배제”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에 “다주택자나 투자·투기용 비거주 주택 보유자, 초고가 주택 보유자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다”며 “주택 보유가 많을수록 유리하도록, 집값이 오르도록 세제·금융·규제 정책을 만든 공직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제도를 만든 공직자나, 방치한 공직자가 잘못된 제도를 악용해 투기까지 한다면 비판을 넘어 제재까지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 회의에서 구두로 이 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그간 비공개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미공개 개발 정보를 악용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 문제를 수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앞서 1일에도 이 대통령은 “투기 이익을 얻기 위해 제도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투기를 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22일 “부동산, 특히 주택가격 안정은 이 정권의 성패가 달린 일이고,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일”이라며 “몇몇의 돈벌이를 위해 수많은 이들을 집 없는 달팽이처럼 만들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17일과 21일 사업자용 대출을 받아 ‘꼼수’로 주택을 구입하는 문제를 잇달아 지적하는 등 다시 부동산 메시지 빈도를 늘리는 모습이다.

● 靑 “업무 배제 원칙 허무는 일 없다”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등 부동산 관계부처 주요 공직자에 대한 부동산 보유 현황 조사가 끝나면 다주택 공직자의 업무 배제 조치가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매물로 내놓은 주택을 다주택에서 제외할지, 비거주 고가 주택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는 아직 검토 중이다. 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부동산 중요 정책에 대해 업무 배제의 원칙은 분명히 갖고 있다. 그 원칙을 허무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다주택 현황 조사가 향후 고위 공직자들의 인사 자료로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2020년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승진, 전보, 성과, 재임용 등 각종 평가에 반영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향후 청와대 조직 개편 과정에서도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자 참모는 봉욱 민정수석, 문진영 사회수석, 조성주 인사수석 등 수석급과 김상호 춘추관장, 이태형 민정비서관, 김현지 제1부속실장 등 12명이었으나 최근 일부 참모는 주택을 매각해 다주택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정책 관련 참모 중에는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이 배우자와 세종시 아파트(112.59㎡)를 공동 소유하고 있고, 배우자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다가구주택과 도곡동 아파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비서관은 세종시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선 김윤덕 장관과 김이탁 1차관, 홍지선 2차관을 포함해 재산 공개 대상인 1급 이상이면서 부동산·주택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공직자 중에 다주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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