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병 압박] 트럼프, 韓 겨냥 “열정적이지 않아”… 靑 “英-佛-日 부정적 입장 많은 듯 한미동맹 일방적인 수혜 시대 지나”… 안규백 국방 “파병은 국회 동의 필요” 트럼프 “도움 불필요” NYT “충성 시험”
B-2 전략폭격기 모형 든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미 공군의 스텔스 폭격기로 이번 이란 공격 때도 투입된 B-2 스피릿 모형을 들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규모가 4만5000명”이라며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달리 현재 주한미군 규모는 약 2만8500명이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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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한미 동맹의 핵심인 주한미군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미국과 이란 전쟁이 한미 관계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경제적 부담이 커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에 또다시 ‘안보 무임승차론’을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는 “상당한 숙고가 필요하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 “국회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못 박았다.
● ‘미군 주둔·호르무즈 의존국’ 파병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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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됐던 2020년 1월에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미국 주도의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이른바 ‘호르무즈 호위 연합’ 동참을 요청하면서 당시 진행 중이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한국의 기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일각에선 여러 현안을 동시에 협상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관세 등 통상 현안이나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다른 안보 현안을 연계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빠르면 이번 주에 호르무즈 해협 보호를 위해 여러 국가로 이뤄진 ‘연합체(coalition)’ 구성 사실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몇몇 나라의 이름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진과의 행사를 마친 뒤 “호르무즈 해협에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 각국에 지원을 요청하는 이유는 각국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동맹국들에 대한 충성심 시험”이라고 지적했다.
● 안규백 “파병은 국회 동의가 필수”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압박에도 정부는 시간을 두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주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도 관련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일본 등 비슷한 압박에 직면한 주변국들의 대응도 고려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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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아덴만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는 우리 상선 보호와 해적 퇴치가 주 임무인데, 호르무즈 해협은 실질적인 전쟁 상황 아니냐”면서 헌법 60조 2항에 의거한 국회 동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 국회 동의 사안이라고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안 장관은 국회 동의 없이 청해부대를 독자 파견했던 2020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도 했다.
정부는 서류 발송 등 미국의 공식적 파병 요청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병을 요청한 뒤 16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한미 외교장관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전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메시지를 남긴 건 공식 요청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미국의 파병 요청 여부에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요청이었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