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이슬람 전쟁사/레이먼드 이브라힘 지음·이재황 옮김/528쪽·3만3000원·책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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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기 말에서 8세기 초 동로마제국은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주변국과 전쟁이 이어졌고, 종교적·사회적 분열은 심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15년 이슬람교도들이 ‘백향목의 땅’이라고 불린 레바논의 온 숲을 베어내 전함 수만 척을 건조한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12만 명의 지하드(성전·聖戰) 전사가 말과 낙타를 이끌고 ‘끝장내러 온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717년, 이슬람제국은 실제로 ‘콘스탄티노플 포위전’을 시작했다.
7세기 아라비아 사막의 작은 종교로 출발한 이슬람교가 세력을 넓히며 기독교와 충돌한 격돌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미국 의회도서관 아프리카·중동 지역 전문연구원을 거쳐 현재 게이트스톤 연구소(Gatestone Institute) 소속 선임 펠로로 활동하는 역사가가 썼다.
책은 두 종교의 피비린내 나는 1400년 전쟁사 가운데 8개의 굵직한 전투를 꼽아 각각을 살핀다. 이슬람교가 기독교 세계를 강습한 636년 야르무크 전투부터 이슬람교가 서구에서 저문 기점이 되는 1683년 빈 포위전까지를 아우른다. 각 측의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을 아랍어, 그리스어, 라틴어 등으로 쓰인 사료 및 논문으로 뒷받침했다. 영화를 보는 듯 묘사가 핍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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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표면적으로 중립적이지만, 서구 중심적 정서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저자는 “왜곡되고 악마화된 십자군의 이미지가 전파되고 오늘날까지도 따라다니고 있다. 반면 이슬람교도의 지속적 공격은 ‘보복’이라는 명목으로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소속된 게이트스톤 연구소는 ‘서구 문명의 위기를 프레임 삼아 반(反)이슬람 정서를 강화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는 점을 참고로 하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