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투표제’ 등 대비 정관 재정비 이사 수 축소-임기연장 등 안건 상정 행동주의 펀드, 주주제안 공세 맞불 “비상장-벤처기업도 자사주 소각” 법무부 ‘개정 상법 길라잡이’ 발표
● 재계는 경영권 방어 준비 태세
대표적인 것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이사 임기를 바꾸거나 이사 수를 줄이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은 이사 임기를 기존 ‘3년’에서 ‘3년 이내’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계열사 대부분은 이사의 임기를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린다. 한화갤러리아(13명 →7명), LS일렉트릭(9명→5명), 셀트리온(15명→9명) 등은 이사 수 줄이기를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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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은 이번 주총에서 감사위원 2명을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상법 개정을 통해 대주주 영향력 축소를 막기 위해 감사위원 중 2명을 분리 선출하도록 했는데, 이에 앞서 선제적으로 감사위원을 임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틈새 파고든다” 공세 높이는 행동주의 펀드
일각에선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 준비 태세가 상법 개정안을 우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재계는 최소한의 경영권 방어 수단 없이 시행된 개정 상법 체계에서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은 “개정 상법 테두리 안에서 기업이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합법적 전략”이라고 밝혔다.
1∼3차 상법 개정을 통해서 힘을 받게 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 늘어난 점도 주총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소수 주주의 이사 추천은 물론 주주 여론을 환기시키는 ‘권고적 주주제안’도 펼치는 중이다.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에 더해 이사회 진입이 최종 목표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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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무부는 11일 경제계 등에서 제기되는 주요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한 ‘개정 상법 길라잡이’를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비상장회사나 벤처기업도 자사주 소각 의무 대상이다.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했다면 그날로부터 1년 이내에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
다만 △신기술 도입 등 경영상 목적이 뚜렷한 경우 △우리사주제도 실시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 △모든 주주에게 균등한 조건으로 처분하는 경우 등은 회사가 ‘자사주 보유 처분 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 예외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SK그룹 계열사와 KT&G 등은 이번 주총에서 일부 자사주를 ‘경영상 목적’으로 분류해 소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